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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검사'들 협공에, 문재인 정부 검찰 '휘청'

'이재용·검언유착' 변호인으로 변신…검찰만 아는 카드로 '대범한 승부수'

2020-07-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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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검찰이 주요 사건 수사와 관련해 유례 없는 혼란에 휩싸였다. 그 대척점에 '박근혜 정부' 당시 요직에 있다가 밀려난 전직 고위 검찰 간부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국가적 중요 사건에서, 검찰 내부 경험자가 아니면 고려 하기 힘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와 '전문수사자문단' 카드 등 승부수를 대범하게 던졌다는 평가다. 그 반작용으로 검찰은 사건의 본질을 벗어나 내부 갈등으로휘청이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김기동 전 부산지검장·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 사진/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은 1일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지난 달 26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권고가 있은지 닷새째다. 수사심의위는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등 3명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 처분할 것을 윤 총장에게 권고했다.
 
'이재용 기사회생', 변호인 덕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까지 한 이 사건에서 이 부회장이 기사회생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이름 마저 생소했던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이었다. 변호인단의 전략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변호인단에는 대검철창 중앙수사부장 출신인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 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 김형욱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 이남석 전 대검 중수부 연구관 등이 포진해 있다. 
 
이 가운데 좌장격인 최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전주지검장, 대구지검장, 인천지검장을 역임했다. 인천지검장 시절에는 '세월호 사건' 책임자인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 일가를 수사했다. 2015년 5월 '세월호 사건' 부실수사 책임을 지고 검찰을 떠났지만 2016년 11월 촛불집회 국면에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복귀해 정부 말기를 지켰다. 우병우 전 수석 바로 후임이다.
 
최 전 수석과 함께 '엘리트 특수통'으로 평가되는 김 전 지검장은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 등을 거쳐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까지 올랐다.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박근혜 정부 검찰에서 핵심 중 핵심 조직이었다. 사법연수원 21기로 윤 총장 보다 2기수 선배인 김 전 지검장은 고검장 승진 대상에 올랐으나 탈락하자 2019년 부산지검장을 끝으로 물러났다.
 
김기동·이동열, '윤석열 취임' 동시 사퇴
 
이 전 지검장 역시 박근혜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근무하면서 승승장구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취임하면서 비수사 보직인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밀려났다가 청주지검장, 서울서부지검장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사법연수원 1기 후배인 윤 총장이 검찰총장에 오르면서 사퇴했다.
 
최 전 차장은 박근혜 정부 대표적인 엘리트 검사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끝낸 뒤 검사장으로 승진해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겼다가 국정원 2차장으로 발탁됐다. 파격적 발탁이었다. 그러나 현 정부가 들어선 뒤 '국정원 불법사찰 사건'으로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고 항소 중이다. 우 전 수석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김형욱 전 반장은 2015년 2월 평검사 시절 일찌감치 청와대 민정실 행정관으로 발탁돼 특감반장으로 활동했다.
 
'특감반 폭로' 수사 검사, '검언유착' 변호
 
검찰을 '제2의 검란사태'로 몰고 가고 있는 '검언유착' 의혹 사건 피의자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변호는 주진우 변호사가 맡고 있다 주 변호사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청와대 특감반 폭로 사건'을 수사했다. '우병우 사단' 검사 중 한 명으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비서관을 기소하면서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웠다. 박근혜 정부시절인 2014년 사표를 내고 청와대 민정실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다시 검찰로 복귀한 전력도 있다. 
 
주 변호사는 윤 총장 취임 후 첫 정기 인사인 2019년 7월 인사가 단행과 함께 사퇴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받은 보직명령은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이었다. 안동지청은 소속 검사가 5명인 소규모 지청이다.  주 변호사는 사퇴 전 검찰 내부 게시판에  "'정도를 걷고 원칙에 충실하면 결국 저의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 '능력과 실적, 조직 내 신망에 따라 인사가 이뤄진다는 신뢰', '검사로서의 명예와 자긍심'이 없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서운함을 숨기지 않았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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