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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등용

유니콘은 어디서 왔나?

2020-08-1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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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최근 언론을 통해 ‘유니콘 기업’이 자주 언급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 가치 10억달러(1조원) 이상에 설립된지 10년 이하의 스타트업을 말합니다. 원래 유니콘은 신화 속에 등장하는 이마에 뿔이 하나 달린 말을 뜻하는데, 스타트업계에서도 상장하기도 전에 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 되는 것이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다는 뜻에서 이 같은 말이 탄생했습니다.
 
유니콘 기업이란 말은 지난 2013년 11월 미국 IT 전문 잡지 ‘테크크런치’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당시 이 잡지에 게재된 한 글을 통해 유니콘이란 단어가 알려지게 됐는데, 이 글을 쓴 이는 에일린 리란 인물입니다. 그는 하버드 MBA를 졸업해 미국 벤처캐피털 회사 카우보이 벤처스를 이끌고 있었습니다.
 
당시 리는 유니콘에 대해 ‘미국에 설립된 회사 중 창업 10년 이내의 스타트업으로 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정의했습니다. 이제는 유니콘이 전세계적인 흐름이 됐고, 분야 또한 융복합 산업이 주류가 된 것을 감안한다면 당시 유니콘의 의미는 지금보다 협소했던 셈입니다.
 
사실 현재 성공한 스타트업의 대명사로 쓰이는 유니콘과 달리 과거 유니콘은 벤처투자자의 관점에서 ‘적은 투자로 대박을 터트리고 싶은 희망’에서 나왔습니다. 다시 말해 성공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더라도 엄청난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업을 말했던 것입니다.
 
유니콘이란 단어를 처음 만들었던 리도 적은 금액의 투자로 대박을 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기 위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실리콘밸리에서 투자 받은 기업들 중 기업 가치가 급상승한 회사들을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10년간 투자 받은 6만개 기업 가운데 10억달러 이상으로 기업 가치가 평가된 39개 회사를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평균 1년에 4개 정도의 유니콘이 나타나며 페이스북 같은 ‘슈퍼 유니콘(기업 가치 1000억달러 이상)’은 10년에 1~3개 정도 등장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투자 회수는 평균 7년 이상 소요됐으며 오랜 시간 함께 일하거나 공부한 30대 공동 창업자들의 성공률이 높다는 점도 함께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산업 생태계가 변화하면서 유니콘에 대한 정의도 조금은 달라졌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기준은 ‘유니콘은 스타트업’이란 점입니다. 리가 정한 유니콘 조건이었던 ‘창업 10년 이내’, ‘회사 평가액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테크놀로지 기업’ 등을 충족한다고 해도 대기업의 자회사인 비상장 기업까지 유니콘으로 부르진 않는다는 것이죠.
 
유효상 숭실대학교 교수는 “유니콘은 최소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통한 급격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에일린 리 카우보이 벤처스 대표. 사진/Recode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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