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인터뷰)‘해적: 도깨비 깃발’ 강하늘 “제일 어려웠던 건 파마?”
“좋아하는 만화 주인공 이미지 떠올라…‘우당탕’ 느낌 주기 위한 헤어”
“특수 촬영, 정말 재미있고 좋아해…상상의존 연기 뭘해도 되지 않나”
2022-01-28 01:01:01 2022-01-28 01:01: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워낙 미담만 전해지는 이미지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듯하다. 우선 해적시리즈 남자 주인공은 약간 치명적 매력이 좀 있어야 하지 않나 싶었다. 전작 남자 주인공 김남길 영향 때문이기도 했다. 약간의 허당 매력이 있으면서도 남성미까지 두루 갖춘 사실 한 마디로 말해서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어야 하는 인물이고 배역이 해적시리즈 남자 주인공 자리다. ‘해적 2014년 여름 시장 개봉했다. 당시 무려 866만을 동원하며 국내 상업 영화 시장에 해양 어드벤처 장르를 당당히 안착시킨 바 있다. 그리고 7년이 흘렀다. 속편 제작 소식이 들려왔었다. 우선 출연 배우들이 모두 교체됐다. 다른 배우 다른 얘기로 새롭게 출발했다. 남자 주인공은 배우 강하늘이 확정됐다. 약간 묘한 느낌이었다. ‘해적시리즈와는 다른 이질적인 느낌이었다. 강하늘이 해적스타일 연기 경험이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착한 이미지가 엉뚱하고 또 약간 나쁜 남자 스타일의 해적남자 주인공 자리가 괜찮을까 싶었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이 그렇게 완성됐고 개봉을 앞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강하늘의 해적: 도깨비 깃발은 전작 아우라를 전혀 느끼지 못하게 한 꽤 괜찮은 속편이 됐다. 강하늘의 존재감은 아주 그만이었다.
 
배우 강하늘. 사진/티에이치컴퍼니
 
강하늘이 해적: 도깨비 깃발에서 맡은 배역은 자칭 의적산적 두목우무치. 그의 전직은 고려의 제일검이자 군인이었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된 뒤 고려에 충성했던 일부 군인들이 산속으로 들어가 산적이 됐던 것에서 힌트를 얻어 설정된 캐릭터다. 전작에서도 김남길의 모습이 그럤다. 이번 강하늘 역시 마찬가지다. 강하늘은 우무치를 유명 만화 캐릭터에서 힌트를 얻어 구축했다.
 
제가 굉장히 재미있게 읽고 있고 좋아하는 만화인데 열혈강호란 만화의 주인공 한비광이 떠올랐어요. 시나리오를 읽고 무치는 한비광보다 더 천방지축인 느낌으로 다가왔죠. ‘열혈강호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느낌을 좀 아실 수도 있을 거에요(웃음). 이번 영화는 팀웍이 중심인 작품이라 여겼어요. 모두가 티격태격하면서 그 과정이 오히려 끈끈하게 엮이는 과정을 살리는 게 매력이고 관건이라 여겼죠.”
 
끈끈한 팀웍도 그렇지만 강하늘의 외모 변화는 말 그대로 파격적이다. 장르적으로 분명 사극이지만 기존 정통 사극도 아닌 판타지에 가까운 해양 어드벤처 장르이기에 외모적 변화에서 좀 더 파격적인 무엇이 필요했다. 영화 속 등장한 강하늘의 폭탄 곱슬 머리는 그런 설정의 한 부분이었다. 수염도 기존 사극 인물과는 좀 다른 분장이었다. 판타지 사극에 걸 맞는 상당히 파격적인 변화였다.
 
배우 강하늘. 사진/티에이치컴퍼니
 
헤어 스타일 변화가 정말 많은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에요. 원래는 그냥 평범한 장발 스타일이었는데 뭔가 아닌 듯했어요. 회의 끝에 우당탕하는 느낌을 주자 싶어서 이런 폭탄 머리 파마를 했어요. 회의 중에 삭발도 있었거든요(웃음). 사실 촬영 보다 전 파마가 제일 힘들었어요. 2주마다 한 번씩 했는데 한 번 할 때마다 3~4시간 정도 걸렸거든요. 그리고 머리를 감을 때 물도 안 들어가요(웃음)”
 
강하늘은해적: 도깨비 깃발에서 액션을 소화해야 했다. 그것도 날라 다니는 판타지 액션이다. 칼을 들고 무협 영화처럼 날라 다니는 액션은 배우로서도 쉽게 경험해 보기 힘든 스타일이다. 액션 스쿨에서 준비하는 과정만 꽤 오래 걸리는 것도 있지만 소화를 했을 경우 배우가 느끼는 만족감이 상당히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는 기억에 남는 액션 소화 장면들도 꼽았다.
 
준비 기간도 많았고 정말 연습을 많이 했죠. 특히 초반 왜구 배에서의 액션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 장면이 영화에선 원 테이크처럼 나왔는데, 실제 원 테이크로 찍었어요. 원래는 아니었거든요. 현장에서 무술 감독님과 촬영 감독님이 분위기를 보시고 원 테이크제안을 하셨어요. 원래 되게 어려운 거잖아요. 근데 전 속으로 잘만 하면 퇴근도 빠르겠는데싶었죠. 근데 정말 제 바람대로 2번인가 만에 오케이 사인이 나왔죠.”
 
배우 강하늘. 사진/티에이치컴퍼니
 
해적: 도깨비 깃발은 사극이지만 사실상 판타지 장르나 다름 없다. 영화에 실제 등장하는 거대한 해적선과 다른 배들은 실제 제작된 세트다. 하지만 그 외에 바다 장면은 모두 CG. 그린 스크린을 앞에 두고 연기를 해야 한다. 배우들은 이런 그린 스크린 촬영을 굉장히 곤욕스러워한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뭔가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해야 하기에 능숙한 연기자도 상당히 어려움을 토로할 정도다. 하지만 강하늘은 달랐다.
 
특수 촬영을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좀 있어요. 근데 제가 제 자랑을 하는 것 같기는 한데. 전 오히려 되게 재미있었어요. 눈에 보이는 대로 연기를 했다면 당연히 상상했을 뻔한 리액션이 나왔을 거에요. 근데 상상에 의존해서 연기를 하니 뭘 해도 되잖아요(웃음). 모니터를 보는 데 제 리액션이 정말 다채롭게 나오더라고요. 고민을 안 하니 연기가 달라지더라고요.”
 
강하늘은 이번 해적: 도깨비 깃발에서도 조심했지만 사실 지금까지 출연했던 거의 모든 작품에서 그랬던 것 같다. 작품보다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먼저 보이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고. 우선 해적: 도깨비 깃발은 강하늘의 우무치그리고 한효주의 해랑이 메인으로 이끌어 가는 스토리다. 하지만 그 외에 조연급 캐릭터들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사실상 앞서 언급한 팀웍이 생명이 영화다.
 
배우 강하늘. 사진/티에이치컴퍼니
 
제가 조금만 틈을 보여도 저와 효주 누나만 보일 것 같더라고요. 설정부터 모든 셋팅 자체가 우무치와 해랑이 돋보이게 돼 있었어요. 뭔가 욕심이 나도 그 선을 냉정하게 지키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어요. 사실 이건 해적: 도깨비 깃발에만 해당하는 얘기도 아니에요. 따지고 보면 제가 매 작품을 소화할 때마다 그랬던 것 같아요. 그걸 가장 경계하면서 작업을 합니다.”
 
해적: 도깨비 깃발 2014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후속편이지만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완벽하게 다른 영화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강하늘이 맡은 우무치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 김남길이 맡은 장사정과 같다. 김남길의 장사정이 허당미 넘치면서도 그와 반대로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이중적 매력을 드러냈다면, 강하늘의 우무치는 그의 설명대로 우당탕거리는 매력이 킬 포인트다.
 
배우 강하늘. 사진/티에이치컴퍼니
 
당연히 비교가 많이 될 듯해요. 그런데 그 비교만 신경 쓸 겨를도 없었어요. 제가 그 비교되는 걸 신경 쓴다고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전 제가 할 것에만 집중했어요. 제가 신경 쓰고 또 따라 한다고 남길 선배가 했던 걸 제가 따라 할 수도 흉내 낼 수도 없잖아요. 남길 선배와 차이를 보여주자 집중할 필요도 없었죠. 눈 앞에 시나리오에만 집중했습니다. 제가 느낀 재미를 꼭 관객 분들도 느껴주셨으면 바랄 게 없을 듯 해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