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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쏘카, 공모가 하향 조정에도 등 돌린 기관…고평가 발목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0.2%에 그쳐…상장 첫날 유통물량 발행주식 14.51%
쏘카, 고평가 논란 잠식에 실패…공모가 밴드 상단 대비38% 하향
최대주주 제외 기존주주 지분율 48%달해…상장 후 차례로 의무보유 해제
2022-08-11 06:00:00 2022-08-11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차랑 공유 스타트업 쏘카가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결국 공모가를 크게 낮췄으나 일반투자자 청약에는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낮춰진 공모가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 확약이 사실상 전무해 상장 직후 주가가 상승할 경우 대규모의 물량 출회가 있을 수 있어서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쏘카는 지난  4~5일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2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회사가 제시했던 희망밴드(3만4000~4만5000원)의 상단 대비 38% 낮은 수준으로, 공모물량도 20%나 감소했다. 당초 455만주에 달하는 신주를 공모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364만주로 줄이면서 예상 시가총액도 9665억원으로 1조원대 밑으로 내려갔다.
 
(표=뉴스토마토)
쏘카가 몸값을 크게 낮춘 것은 고평가 논란에 따른 부진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 결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쏘카의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은 총 348곳으로 최종 경쟁률은 56.07대 1에 그쳤다. 참여 기관의 74.5%가 희망밴드 하단인 3만4000원 미만의 가격을 적정가로 제시했다.
 
더구나 의무보유 확약을 건 기관은 거의 전무했다. 확약 기간을 1개월 이상으로 제시한 기관은 국내외를 통틀어 전무했고, 상장 후 15일간 팔지 않기로 약속한 기관도 전체 신청 물량(1억1224만6300주)의 0.2%(19만8000주)에 불과했다. 나머지 99.8%는 미확약 물량으로 상장 첫날부터 시장에 풀릴 수 있다.
 
쏘카가 이번 공모를 통해 새로 발행하는 신주 물량은 총 364만주다. 이중 의무보호 예수가 걸린 물량은 우리사주조합분 72만8000주(1년)와 기관투자자 공모물량 19만8000주(전량 배정시, 15일)가 전부다. 나머지 271만4000주는 상장 즉시 출회가 가능하다. 여기에 기존주주 보유 물량 중 의무보호 예수가 걸리지 않은 물량까지 더할 경우 상장 당일 유통가능한 주식수는 발행주식총수(3272만5652주)의 14.51%인 474만8218주다. 
 
앞서 쏘카는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기업 규모나 실적에 비해 과도한 가치 산정이 이뤄졌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당초 쏘카가 제시한 기업가치는 2조3557억원이다. 우버, 그랩 등 10개 글로벌 기업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하고 평균 밸류에이션(EV/Sales 7.7배)을 적용했다. 여기에 31.1~48.0%의 할인율을 적용한 희망 공모가액 밴드는 3만4000~4만5000원, 밴드 상단 기준 쏘카의 시가총액은 1조5944억원에 달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수요예측 결과는 고평가 및 렌터카 업체와 다르지 않다는 논란 잠식에는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경제 긴축 기조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불안한 시장 속에서 시장의 논란을 잠재우지 못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상장 전부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기존주주들의 물량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쏘카 발행주식 중 최대주주 등을 제외한 주주들이 보유한 물량은 총 1558만3765주(지분율, 47.62%)다. 이들 기존주주들은 이번 상장에서 1~6개월의 의무보호 예수를 설정했는데, 1개월, 3개월, 6개월별로 각각 197만4524주(6.03%), 172만9472주(5.28%), 118만79769주(36.30%)의 의무보호가 해제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렌탈(089860) 등 동종업계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 후 유통가능 주식 수량은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침체된 IPO 시장에서 고평가 논란이 이어졌던 만큼, 쏘카의 주가 상승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쏘카는 지난 10일부터 공모청약에 돌입했다. 이날까지 우리사주조합, 기관추자자,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하며, 오는 16일 공모주 배정을 공고할 예정이다. 청약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유안타증권에서 할 수 있다.
 
쏘카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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