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금융당국, ‘개혁’으로 신뢰 회복하라
입력 : 2017-09-27 06:00:00 수정 : 2017-09-27 06:00:00
지난 2011년. 금융감독원이 국민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저축은행 사태 부실을 눈감아 준 금감원 직원 비리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금감원은 비리 근절을 위해 혁신TF를 구성했다. 감독검사 투명성 확보를 위해 외부인원를 확대하고, 취업제한 퇴직자 범위와 재산등록 대상도 확대했다. 부서장 85%를 전문업권이 아닌 타 업권으로 교차 발령 내는 등 파격적인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그리고 6년 후. 이번에는 금감원이 채용비리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최근 취임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이번 채용비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부랴부랴 외부인사를 중심으로 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키로 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금감원 비리. 과거 비리가 중간 관리층에서 주로 발생했다면 최근에는 고위층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고위층의 ‘도덕적 해이’는 조직 전체의 위기와 직결된다. 금융당국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금융시장에서의 ‘령’은 기대하기조차 민망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환골탈태해야 할 시기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수장이 새롭게 바뀌었지만 이들의 ‘조합’에 대한 정치권과 소비자들의 시선이 매우 곱지 않다.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우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감원 채용비리가 발생했을 당시 금감원 수석부원장이었다. 최수현 전 금감원장과 함께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였다.
 
하지만 검찰수사 과정에서 최수현 전 원장과 당시 인사담당 임원이 공정한 절차로 최종구 수석부원장을 속인 것으로 결론 나면서 최 위원장은 오히려 피해자가 됐다. 최수현 전 금감원장도 검찰조사를 받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 받았다. 비리는 발생했으나 수장과 인사 총책임자는 무혐의 그리고 피해자가 됐다. 석연치 않은 부문이다.
  
최종구 위원장이 피해자라 해도 시장의 신뢰를 얻기는 어렵다.
금감원 내 일부에서 당시 외풍에 쉽게 흔들렸던 최수현 원장에 반기를 들고 최종구 수석부원장을 안타깝게 생각했던 직원들은 "최 수석부원장은 왕따였다. 중간에 결재를 빼고 올라갔을 것"이라는 등 최 수석부원장을 감쌌다.
 
그런데 이를 뒤집어 생각해 보면, 당시 최 수석부원장은 금감원 ‘넘버’2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부적절한 외풍에 순응하는 방관자였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다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강력한 추천으로 선임된 최흥식 금감원장에게 내부개혁을 기대하기도 난망하다. 최 금감원장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됐던 하나금융 부사장 출신이다. 이른바 ‘MB맨’으로 불리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단’으로 분류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인연 때문에 독립적이고 공정해야 할 금감원장 자리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과연 최 금감원장이 김승유 전 회장과의 친분, 그리고 본인을 천거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장하성-김승유-최종구-최흥식으로 이어지는 경기고·고대 그리고 김승유 라인의 금융맨들이 금융개혁은커녕 금융권의 ‘부비트랩’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오히려 이번을 기회로 금융감독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것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일 것이다. 금융감독기관을 단순한 셀프 개혁에 맡겨 둔다면 당장이야 나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겠지만 다시금 금융당국의 비리는 재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금융당국의 수장과 감독체계 등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독립성과 공정성, 책임감에 사명감까지 갖춰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조직, 금융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강력한 금융당국으로 변할 수 있게 현재의 틀을 전면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
  
고재인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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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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