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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법인 10곳 중 8곳 'MD&A' 기재내용 부실
2018-01-21 12:00:00 2018-01-21 12:00:00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국내 상장법인 10곳 중 8곳은 경영진의 시각에서 회사의 영업실적, 재무상태 등 변동요인 및 향후 발생가능성 등을 분석해 서술식으로 사업보고서에 공시하는 '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MD&A)'의 기재내용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은 시가총액 상위 대형사 등 51개(유가증권시장 31개, 코스닥시장 20개)를 대상으로 MD&A의 충실한 투자정보 제공을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2016년 사업보고서 기재 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점검은 ▲개요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 ▲유동성 ▲자금조달 등 MD&A 6개 기재항목 중 회사별 기재대상 여부의 편차가 없는 4개 핵심항목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점검 방법은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 상 작성지침을 기준으로 형식요건과 내용의 충실도에 한해 이뤄졌다.
 
51개사 가운데 내용충실도에 따라 기재내용이 충실한 회사는 5개사(9.8%)로 10%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부실한 회사는 42개사(82.4%)로 전반적으로 매우 미흡했다. 보통은 4사(7.8%)였다. 또 형식요건에서는 이를 충족한 회사는 38개사(74.5%)였고, 미충족한 회사는 13개사(25.5%)였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 상장사에서 내용 충실도가 '보통' 이상인 곳이 9개사로, 코스닥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은 곳은 유가증권 22개사, 코스닥 20개사였다.
 
한국과 미국의 상위 10개사의 상장법인의 사업보고서 내에 MD&A의 기재분량을 비교한 결과, 국내 사업보고서에서 MD&A의 차지 비중은 2.7% 수준에 불과해, 미국의 상장법인(26%)에 비해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과 한국 동시상장 법인 8곳의 경우 미국 증권거래 위원회(SEC)에 사업보고서 형태로 공시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이곳을 대상을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사업보고서 상 MD&A 기재비중은 20.5%(34쪽)로, 국내 제출 기재비중 2.6%(13쪽)보다 약 8배(분량 3배) 정도 많았다. 세부 기재 내용 측면에서도 미국에 보다 충실하게 공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국내 투자자의 정보 불균형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이들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MD&A의 조사 대상 대상이 된 국내 상장사 51개 가운데 설문에 응답한 45개에 따르면 40개사(88.9%)가 MD&A의 경우 다른 공시에서 확인 가능해 불필요(29개사)하거나, 시간적 제약으로 어렵다(11개사)고 응답했다.
 
또 응답회사 중 14개사(31.1%)는 경영전담 부서가 아닌 공시담당 부서에서 다른 공시내용을 참고해 직접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동시상장법인의 경우 문제의 심각성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시 상장법인 8개 가운데 6개사는 내용의 충실성에 차이가 없다고 응답했다.
 
금감원은 국내 상장사들이 경영상황 및 불확실성 등에 대한 분석의견 제시가 곧 주주 중심 정책의 일환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회사의 노력 부족 등으로 제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MD&A가 재무현황의 단순 반복기술 등 형식적 기재사항으로 퇴색해 회사와 투자자 간 정보비대칭 해소에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금감원은 향후 MD&A 모범 기재사례를 전파해 오는 3월 제출 예정인 2017년 사업보고서에서는 충실히 작성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대형 상장사 및 미국 동시상장 법인의 2017년 사업보고서 MD&A 재점검하는 한편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설명회와 간담회 개최를 통해 기재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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