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아이폰X 부진…삼성디스플레이 직격탄?
애플용 패널공장 가동률 50% 수준 추락 전망
2018-02-21 16:40:48 2018-02-21 16:40:48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애플의 아이폰X 판매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해지면서 애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독점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분기에만 공급량이 절반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21일 닛케이, 맥루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 충남 탕정 공장에서 생산하는 애플향 OLED 물량을 2000만대로 규모로 줄였다. 이 공장은 당초 4500만~5000만대의 OLED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었다. 때문에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공장 가동률이 6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 OLED 공급량만 놓고 본다면 공장 가동률은 50% 하락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생산 목표를 결정하지 못했지만, 추가 생산량 감축이 있을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1분기 애플용 생산라인 가동률은 작년 4분기와 비교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면서 “초기 아이폰X 출하량 목표치가 지나치게 높게 잡히면서 초기 주문량이 과도했다”고 분석했다. 
 
필 쉴러 애플 글로벌 마케팅 부사장이 아이폰X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따라 지난해 ‘애플 효과’로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삼성디스플레이는 실적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이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10주년 기념 스마트폰 아이폰X에 탑재되는 중소형 OLED 독점 공급업체가 됐다. 아이폰X 1대 당 패널 공급가격이 100달러를 넘을 정도로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덕분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5조40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2조23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2015년 4조7300억원이었던 설비투자액도 지난해 13조5000억원까지 크게 늘린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아이폰X은 품질 대비 지나치게 높은 가격 책정으로 그 수요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증권업계는 올해 1·2분기 아이폰X 출하량 예상치를 각각 1800만대, 1300만대로 낮췄다. 이는 아이폰X 출시 초기 업계가 전망했던 출하량보다 700만~1200만대 줄어든 규모다. 아이폰X 누적 출하량은 기존 전망치 8000만대를 밑도는 6200만대로 예상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OLED 패널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대한 OLED 패널 공급량을 늘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중국의 제조사들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의 성향에 맞춰 티엔마, BOE 등 현지 디스플레이 제조사로부터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중 OLED 패널이 탑재된 제품은 5~10% 정도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