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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다음은 러시아"…신북방 경협 눈앞
'남북러 경협' 주목, 철도·가스·전력사업 부상…불황의 건설·해운·조선도 돌파구
2018-06-24 17:28:30 2018-06-24 17:40:3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재계가 북한을 넘어 러시아로까지 눈을 넓힌다. 한반도가 전운에서 평화로 방향을 달리 하면서 문재인정부의 '신북방정책' 핵심인 한국과 북한, 러시아를 잇는 '남·북·러 경협'에 대한 기대감도 부쩍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을 계기로 철도와 가스, 전력 분야에서 경협은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24일 2박4일 일정의 러시아 순방을 마무리하고 귀국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한러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또 '철도와 가스, 전력, 항만 인프라, 북극 항로, 조선, 일자리창출, 농업, 수산' 등 9개 분야에서 세부투자 프로젝트와 이행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과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북 투자 기회를 엿보던 재계는 이번에는 러시아에 대한 손익계산으로 분주해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문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에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차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 4대그룹 최고경영진을 비롯해 구자열 LS 회장과 현정은 현대 회장 등 총수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면서 깊은 관심을 보였다. 총 101개 사가 동행한 경제사절단에 철도와 가스, 전력, 조선, 건설 등의 기업이 많은 것은 재계의 관심사가 어디인지 잘 보여준다.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인 송영길 의원도 동행, 한러 경협의 지원사격을 맡았다.
 
사진/뉴스토마토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철도와 가스, 전력사업을 특별히 강조한 만큼 장차 남·북·러 경협에서는 우선적으로 해당 분야들에 대한 교류가 활발할 전망이다. 한국과 유럽을 잇는 '유라시아 철도', 가스관과 전력망을 남·북·러 3국이 공유하는 '동북아 슈퍼그리드'는 신북방정책의 핵심 아이템이기도 하다. 철도는 현대로템이, 가스관은 현대제철, 전력은 LS를 비롯해 삼성SDI, LG화학 등 배터리업체가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현대 역할이 주목된다. 남·북·러 경협이 북한을 경유하는 만큼 통신과 발전 등 북한 내 7개 사업분야에서 30년 독점권을 가진 현대가 사업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 
 
그간 부진했던 조선, 건설도 러시아 경협에 기대를 건 눈치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생산국가다. 조선업에서는 새로운 플랜트 발주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20일부터 22일까지 2.31%, 2.0%, 4.15% 오르며 시장 기대감을 반영했다. 건설업도 시베리아 도시개발과 관광·산업단지 조성, 물류시설 구축 등에서 수주가 예상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협력분야를 늘리고 교류에 속도를 낸다고 한 만큼 공동개발과 기술교류가 상당히 진척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관련 TF 구성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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