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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하락에도 자사주 사는 증권사 임원들
유안타·메리츠 대다수 임원 참여…책임경영 의지
2018-10-12 09:21:20 2018-10-12 09:21:20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하반기 증시가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증권주가 직격타를 맞았다. 거래대금 감소로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 임원들은 꾸준히 자사주 매수에 나서며,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증권업종지수는 11% 넘게 하락했다. 11일 하루 동안에만 5%대 급락세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전쟁에다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투자자들은 증시를 떠났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증권사 임직원들은 꾸준히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줬다. 9월 중순 이래 임원의 자사주 매입을 알린 곳은 유안타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신영증권 등 5곳이다. 
 
 
유안타증권은 이달 2일 임원 22명이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적게는 50여주부터 많게는 1600여주까지 자사주를 매입했다. 서명석·황웨이청 공동대표는 1614주(약 600만원), 1613주(600만원)씩 자사주를 장내 매수했다. 서 대표는 유안타증권의 전신인 동양증권 상무 때부터, 황웨이청 유안타증권 대표는 취임이래 매달 자사주 취득에 나서고 있다. 
 
과거 '동양 사태' 진통을 겪고 대만 유안타증권에 인수된 이력 때문에 회사를 빠르게 안정화시키는 동시에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시작한 자사주 매입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서 대표가 보유한 자사주는 9만429주(0.04%), 황 대표는 7만1940주(0.03%)를 보유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임원 4명도 지난달 28일 나란히 자사주를 매입했다. 김병수 전무가 361주(150만원)를, 노영진 상무가 288주(120만원) 그리고 이중훈 상무보와 김우현 상무보가 225주(90만원)씩을 매수했다. 그 외에 한화투자증권도 지난달 19일 강민호 상무가 자사주 1000주(250만원)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오너일가인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와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유 대표는 지난달 13일부터 17일까지 자사주 20만주(5억5600만원)를 매수했고, 원 대표도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일까지 3500주(1억9500만원)를 사들였다. 원 대표는 신영증권 창업주인 원국희 회장의 아들로, 19년째 자사주 매입에 나서 현재 보유지분은 106만9306주, 6.50%에 이른다.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강조와 함께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로 해석돼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또 주주들에게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각 증권사에서 임원들에게 자사주 매입에 대한 내부 규약을 두는 것은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책임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용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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