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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 주식투자)통신·금융·배당주는 들고 버티고 조선·경협·실적주는 모아라
'서두르지 말고' 내년에 실적 증가할 종목 찾기
2018-10-17 06:00:00 2018-10-17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지난주 글로벌 증시가 크게 동반 하락했다. 미국의 채권금리 급등이 직접 원인이 됐지만 10월 들어 이미 상승 에너지가 약해진 상황이었기에 2300선과 2200선까지 힘없이 내주고 말았다. 
 
안으로는 반도체의 뒤를 이어 한국 경제를 지탱해줄 기관차가 보이지 않는데 밖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맞서 으르렁대고 있으니 최대 수출국 사이에 낀 한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증권사들도 하락을 기다렸다는 듯이 지수 전망 하단을 2100포인트 근방으로 낮춰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정을 감안하면 당장 내일이라도 중국에 손을 내밀어도 이상해 보이지 않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강대강’으로 부딪히는 형국이라 단기간 내에 나아질 가능성은 희박해 않는다. 
 
어차피 금방 끝날 일이 아니므로 투자자들도 그 흐름에 호흡을 맞춰야 한다. 한 발 물러날 주식, 이 사태가 지나갈 때까지 들고 버틸 주식, 이번 하락을 기회 삼아 저가에 물량을 모을 주식으로 구분해 각각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 서두르지 말고 연말까지 천천히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자. 

(버틸 주식) 통신·금융·의류·배당주 버텨야 산다

주가가 언제 하락을 멈출지, 언제부터 반등할지 알 수 있다면 지금 같은 시기에 굳이 주식을 갖고 있을 필요가 없다. 전부 매도한 뒤 오르는 시점에 매수를 시작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그걸 맞힐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하락의 고통도 견디면서 주식을 보유한 채로 버티는 것이다. 
 
약세장에서의 미덕은 나혼자 주가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매도세가 쏟아져도 버텨내는 맷집이다. 주가 하방 경직성이 좋은 종목을 말한다. 그러나 미련한 버티기가 되면 안 된다. 하락장이 마무리된 후엔 주가가 계속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올라야 한다,  
 
그런 점을 감안할 경우 첫 번째로 꼽아야 할 후보는 통신주다. 통신주 특히 통신3사의 주식은 전통적으로 하락장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경제에서 이들만은 내수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황이라고 전화통화를 줄이는 일은 없을 테고 인터넷 사용도 꾸준해 매출과 이익 변동성이 크지 않다. 더구나 내년에는 5G가 상용화될 예정이라 이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오랫동안 배당도 많이 했던 업종이라 주가가 어느 정도 하락해도 버티면 된다는 투자자들의 믿음이 있다. 
 
두 번째는 전통적으로 금리 상승의 수혜주로 익숙한 금융주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은 여신금리 먼저 반영한 후에 시차를 두고 수신금리를 올리기 때문에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하는 효과를 얻는다. 물론 시중금리가 과도하게 오르면 보유대출의 부실도 커져 독이 되지만 기본적으로 완만한 금리 상승은 은행에게 반가운 재료다. 
 
보험사도 마찬가지. 금리가 오를 때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경제가 위기에 빠지면 보험계약 해약이 급격히 증가하지만 반대로 사람들이 위험에 민감해져 신규 보험계약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세 번째는 의류주다.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하면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도 하락하기 마련, 원달러 환율이 오르게 된다. 환율이 오르면 의류수출주가 강세를 보였던 전력이 있다.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생산업체들에게 가격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이 워낙에 뜨거워 겨울 한파를 예상한 이들도 있다. 겨울옷이 비싼 탓에 날이 추우면 의류주가 강세를 보였다. 두 가지 사실 모두 의류업체들에게는 호재임에 틀림없다. 
 
다음은 자산주다. 실적이 감소해도 자산이 많은 기업은 버틸 수 있는 저력이 있기에 살아남아서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배를 밑도는 수준까지 내려가 전통적인 자산주 대열에 진입했다. PBR 0.5배는 현재 주가가 주당 순자산(BPS)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마지막은 배당주다. 평소라면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조금 낮아도 배당금을 계속해서 증액할 수 있는 종목을 추천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실적 변동성이 낮은 기업 중에서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으로 대피할 필요가 있다. 가계소득이 감소해도 소비를 줄이지 않을 업종, 이를 테면 교육주 등이다. 통신주도 해당된다. 

 
(모을 주식) 조선·경협·실적주 저렴하게 ‘줍줍’

찬바람이 분다. 이제 머지않아 국내외 경제기관들이 차례로 내년 글로벌 경제와 국내 경제를 전망하는 자료를 내기 시작할 것이다. 가치투자자는 숲보다 나무에 집중하는 투자를 한다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개별기업들도 업황에 영향을 받기 마련. 기본적으로 전망이 좋은 업종 중에서, 최소한 나쁘지 않은 데서 투자할 기업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분위기가 좋은 곳은 정유사들이다. 고유가 덕분에 좋은 마진율이 유지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대기오염 규제 강화도 저황유 수요를 키울 전망이어서 탈황설비를 갖춘 국내 정유사들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올해 반도체가 좋았고 지금 정유업종이 괜찮다면 내년엔 통신주의 차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5G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주목도가 높아질 것이다. 특히 통신사업자들의 본격적인 투자로 통신부품업체들이 수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5G 부품에서는 중국업체들이 기술경쟁력, 가격경쟁력을 함께 갖고 있으나 해킹 우려 등으로 이들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상황이라 국내 부품업체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 KT 등과 확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들은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선주도 내년을 기대할 만하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최악의 국면을 지나는 역발상 투자 대상이었으나 큰 고비를 넘고 수주가 늘어나고 있는 지금은 증권사들도 조선업종의 본격 턴어라운드를 예상하고 있다.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다 못하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좋을 것이다.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액화천연가스(LNG) 부문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중소형 선박에서는 현대미포조선이 강자다. 물론 현대중공업은 업종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투자대상이다.  
 
MB정부에게 ‘4대강’이 있었다면 문재인정부에는 ‘남북경협’이 있다. 남북은 15일 고위급회담을 열고 11월말에서 12월초 사이에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제는 단순한 선언을 넘어 본격적인 매출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대형 건설사에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템, 대아티아이, 도화엔지니어링 등 수혜주들이 많다. 
 
이유 불문하고 물량을 모아야 할 주식 후보의 결정판은 실적주다. 주가를 움직이는 핵심원리 ‘실적’이다. 증시 분위기가 흉흉해도 실적이 늘면 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 가치투자자들이 시장보다 개별기업에 집중하는 이유도 이런 기업을 찾아내기 위함이다. 
 
개별기업들에 대해 깊게 공부하지 않는 한 개인 투자자가 실적 증가 기업을 찾아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럴 때 증권사의 힘을 빌릴 필요가 있다. 증권사들이 이익 전망 즉 컨센서스와 목표가를 올린 기업 중에서 찾아보는 것이다. 아무리 증권사들의 목표가 설정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고 해도, 여럿이서 비슷한 이유를 들어 한목소리로 높은 이익 증가율을 예견하고 목표가를 올렸다면 일단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10월 들어 나온 종목보고서 중에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증권사가 가장 많은 종목은 SK이노베이션과 S-Oil이었다. 공히 6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20~30%대 올려 잡았다. 
 
삼성전기 리포트도 도드라진다. 세 곳이 목표가를 상향했는데 현재 주가와 괴리율이 상당하다. 한 곳은 103%, 다른 한 곳은 66%, 나머지 한 곳도 47%에 달한다. 
 
목표가와의 괴리율이 50%를 넘긴 것은 아니지만 GS건설과 현대건설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대형사들을 유니버스로 둔 곳이 많아 큰 종목에 보고서가 많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감안하면 중소형주 중 목표가가 올라간 곳도 관심 있게 볼 필요 있다. 가격 그 자체보다 리포트가 다룬 목표가 설정의 근거를 꼼꼼하게 들여다보기 바란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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