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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원가절감’…아웃소싱 늘리는 삼성전자
휴대폰 ODM 검토 중…아웃소싱 가전도 증가
2018-10-19 16:06:59 2018-10-20 12:03:39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가 원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아웃소싱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설계를 담당하되 외부 업체가 생산을 도맡는 주문자생산(OEM)부터 개발·생산까지 모두 외부 업체에 맡기는 주문자개발생산(ODM)까지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아웃소싱 적용 제품도 가전에서 휴대폰까지 확대했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내부적으로 휴대폰 ODM 방식을 검토 중이다. 최초의 ODM 스마트폰은 중국 전용폰 갤럭시A6s가 될 전망이다. 갤럭시A6s를 생산할 업체는 샤오미 스마트폰 생산으로 유명한 중국의 윈테크다. 외신들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고위 임원들은 지난달 중국 윈테크를 방문해 가격경쟁력 확보 여부 등을 협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폰 ODM 방식을 검토 중이나 어떤 제품이 될지, 언제 출시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유출된 삼성 갤럭시A6s의 모습. 사진/웨이보
 
아웃소싱 가전도 수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종의 ODM 방식 가전제품을 국내에 도입했다. 한국에너지공단과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하이센스 하이센스가 제조한 보급형 소형 냉장고를 인증받았다. 6월에는 중국 TCL이 제조한 벽걸이 에어컨, 7월에는 TCL이 만든 사운드바에 삼성전자 브랜드를 붙여 시장에 내놨다. 에어컨은 약 40만원, 사운드바는 10만원대 후반의 보급형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1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제품에도 아웃소싱을 적용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8월 출시한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를 삼성전자가 개발과 설계, 디자인을 맡기는 했지만 생산은 전라남도 광주의 중견업체 DH글로벌에 맡겼다. 올해 10월부터 양산에 들어간 마이크로LED TV의 부품을 중국 LED 1위 업체 산안광전으로부터 납품받고 개발 단계부터 협력했다. 제품 생산을 위해 라인을 증설하거나 기술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보다 역량있는 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금껏 일부 저가·소형 가전제품을 제외하고는 자체생산 원칙을 고수해왔다. 특히 국내용 제품에 중국 아웃소싱 제품을 대거 들인 일은 드물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건 정도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 주력 품목 가운데 대부분의 제품을 자체 생산하는 수직계열 구조를 갖췄다. 이는 삼성전자의 높은 품질 및 생산 관리에도 큰 몫을 했다. 
 
삼성전자가 과거와 달리 프리미엄 가전은 물론 스마트폰에도 아웃소싱을 적용하는 데는 원가절감이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용 절감이 절실한 가전 품목과 아웃소싱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중국에서부터 이 같은 전략 변화를 시도하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가전에서는 LG전자에 업계 선도자의 입지를 내줬고, 중국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 미만으로 내몰리며 체면을 구겼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아웃소싱 전략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가전과 중국에서의 재도약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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