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악인전’ 김성규 “연기지만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악인”
‘범죄도시’ 이후 두 번째 영화 또 다시 악역…”감독님 선택 감사”
“어머니 연이은 악역 걱정, 전혀 다른 김성규 선보일 기회 올것”
입력 : 2019-05-22 00:00:00 수정 : 2019-05-22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에서 약에 취한 듯 히죽거리며 어눌한 조선족 말투로 등장한 양태’. 까까머리의 이 배역을 맡은 인물은 단 번에 충무로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물론 대중들의 눈도 사로 잡았다. 워낙에 강렬한 이미지와 눈빛 그리고 실제를 방불케 하는 날 것 그대로의 연기에 섬뜩함마저 느껴졌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선 또 어땠나. 중저음의 보이스톤과 날랜 몸놀림은 대본을 쓴 김은희 작가의 눈을 사로 잡았다. 김은희 작가는 킹덤 시즌1’ 오픈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성규의 팬임을 자처했다. 그가 맡은 영신은 앞으로 이어질 시즌2’의 열쇠를 쥔 인물이다. 비중이 점차 커진다. 이렇게 단 두 편이다. 영화 한 편과 드라마 한 편. 대중들이 배우 김성규를 기억하는 것은 이 두 편이 전부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가장 한 스타가 됐다.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두 번째 영화 주연작 악인전으로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물론 그는 워낙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일이라 큰 감흥이 없다고 웃는다. 아직은 낯설고 아직은 날 것의 느낌이 강렬한 배우 김성규와의 만남이다.
 
배우 김성규. 사진/(주)키위미디어그룹
 
칸 영화제 참석을 위해 출국 며칠 전 만난 김성규는 긴 헤어스타일로 인터뷰에 나섰다. 아직까진 킹덤 시즌2’ 촬영 중이란다. 출연 계약에서 내용 보안이 포함돼 있어서 특별한 언급은 불가능했지만 그는 앞으로 영신의 비중이 좀 더 커진다고 웃었다. 김은희 작가도 언급했던 부분이다. 헤어스타일 때문에 칸 레드카펫도 걱정이란다. 치렁치렁한 장발과 평생 처음 입어보는 턱시도가 어울릴지 고민이라고 쑥스럽게 웃는다.
 
사실 모든 게 다 얼떨떨한 입장이에요. 우선 칸 영화제 참석에 대해 다들 많이 여쭈시는 데 뭘 알아야 이런저런 감정을 말씀 드리죠(웃음). 진짜 생각해 본적도 없고 제가 그걸 생각할 위치도 아닌 것 같고. 영화 주연급으론 이제 두 편이에요. 사실 범죄도시는 조연급이었죠. 대사도 별로 없잖아요. 하하하. 그냥 지금은 이 헤어스타일로 가도 되나싶은 정도에요. 하하하. ‘킹덤 시즌2’ 촬영 때문에 머리를 자를 수도 없어요. 우선 가봐야 어떤지 실감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불과 2년 전 범죄도시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킹덤으로 아시아 전체에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제는 악인전으로 제대로 자신의 연기력을 평가 받아야 한다. 그는 워낙에 강렬한 눈매로 범죄도시에서도 쎈 이미지로 등장한 바 있다. 이번 악인전에선 연쇄 살인마로 등장한다. 그는 역할의 쎈 이미지 때문에 부담감이나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단다. 그저 캐릭터를 잘 구현하기 위한 노력에만 집중했다고.
 
배우 김성규. 사진/(주)키위미디어그룹
 
이제 겨우 두 편 제대로 찍었는데 제가 뭘 부담이겠어요(웃음). ‘범죄도시땐 제 역할이 스토리에 큰 영향을 주진 않아서 부담이 없었는데 이번엔 그게 아니잖아요. 너무 걱정이 앞섰죠. 먼저 외형적으로 무언가 완성된 모습을 주기 위해 살을 많이 뺐어요 제가 평소에도 63kg 정도로 마른 체형인데 영화에선 56kg로 나와요. 하하하. 좀 날카롭고 날이 선 느낌이 들었으면 했죠. 영화 속 동석이형과 무열이형 사이에서 밀리면 안 된단 생각으로 캐릭터 외형을 만들었어요.”
 
그가 맡은 영화 속 인물의 이름은 강경호’. 연쇄 살인마이며 일명 ‘K’로 불린다. 어떤 인물인지 왜 사람을 죽이는지 어떤 목적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대사 몇 마디로 강경호의 과거를 추측할 수 있는 내용이 언급되기는 한다. 사진으로 또 다른 단서가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가 정확하지 않은 단서들이고 추측일 뿐이다. 김성규 역시 모든 게 정확하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K에 대한 서사는 영화엔 거의 없죠. 글쎄요. 감독님과의 많은 대화로 영화에 드러나지 않은 지점을 만들어 갔어요. 어린 시절 학대를 받은 경험, 분노조절장애, 자기 과시욕 등등. 사이코패스와는 전혀 다른 느낌일 것 같았죠. 우선 사람을 죽일 때도 자기보다 약한 상대가 아닌 무차별적이잖아요. 강한 상대도 고르고. 자기가 힘이 있단 걸 과시하고 싶은 거죠. 연쇄 살인마와 인터뷰를 한 내용을 담은 책도 봤는데 비슷한 감정들이 많더라고요. 물론 납득은 전혀 안 되는 인물이죠(웃음)”
 
배우 김성규. 사진/(주)키위미디어그룹
 
악인전은 김성규에게 배우로선 평생 한 번도 경험하기 힘든 칸 영화제 참여 기회를 선물한 작품이다. 영화 속 주연 마동석과는 범죄도시에서 함께 한 인연이 있다. 마동석은 이미 여러 차례 국내외 영화제 참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단 자신만의 생각을 전한 바 있다. 김성규 역시 마찬가지라고. 이제 막 데뷔를 한 신인 배우이기에 의미 자체를 부여하는 것이 무의미한지도 모른다. 마동석과의 인연 그리고 악인전여기에 칸 영화제. 김성규는 크다면 크지만 연기를 지속한단 의미 외에는 특별함을 부여하고 싶지는 않는 것 같다.
 
주변에선 즐겨라라고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막상 가기 전 날은 돼야 긴장이 될 듯 한데 지금은 사실 아무 생각 없어요. 지난 해 5월쯤인가. 그때가 악인전과의 인연이 시작된 것 같아요. 스페인 순례길을 걷고 있었는데 캐스팅 오디션 제안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죠. 오디션에서 감독님이 절 좋게 보셨나 봐요. 동석이 형과의 인연이 작용됐는지도 모른다고 주변에서 말씀도 하시는 데. 동석이형이 그런 타입도 아니고(웃음). 지금은 다 감사하고 고맙죠. . 요즘 스페인 하숙프로그램을 좀 보는데 시간이 날 때 다시 다 걷지 못한 순례길을 가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아직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다. ‘킹덤 시즌2’ 촬영이 한 창이다. ‘악인전칸 영화제 홍보에도 참여해야 한다. 몇 편의 영화 출연 논의가 있는 것도 살짝 귀띔한다. 물론 논의 단계이다. 언급하는 것은 대부분이 악역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김성규가 배역의 성격을 정하고 선택할 수 있는 위치는 아직 아니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선택을 당하는 입장에서 작품과 만나게 될 확률이 아직도 많다.
 
배우 김성규. 사진/(주)키위미디어그룹
 
전 당연히 오디션을 보는 게 좋아요. 그게 맞는 방식이라고 보고요. 제가 스타도 아니고 엄청난 연기력을 보유한 배우도 아니고. 저도 그게 편해요. ‘범죄도시때문인지 악역 제안이 많이 들어와요. ‘악인전도 악역이고(웃음). 어머니는 제가 악역을 연이어 맡는 것에 걱정을 좀 하시더라고요. ‘너처럼 착한 아이를이라면서 하하하. 절 제일 잘 아시는 부모님이니 걱정하시는 거죠 뭐. 기회가 온다면 뭐 다른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리고 당분간은 절 찾아주시는 작품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참여하고 싶어요.”
 
현재도 극단에 소속돼 대학로 무대에서 활동도 하고 있는 김성규이다. 대학로와 가까운 곳에서 혼자 살고 있다. 집에는 고양이 한 마리도 같이 살고 있다. 그는 영화 속 강한 이미지와 달리 수줍음도 많고 낯도 가리는 듯했다. 실제로도 남들 앞에 나서는 성격이 아니라며 웃는다. 스스로가 배우를 하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출연 여부 타진을 해보면 색다른 김성규의 모습을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듯 싶다.
 
배우 김성규. 사진/(주)키위미디어그룹
 
하하하. 어휴 안 되요(웃음). 우선 제가 살고 있는 집이 지극히 혼자 사는 남자의 공간이에요.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하하하. 너무 지저분하고. 제가 뭐 보여 드릴 게 거의 없어요. 그리고 예능은 정말 저에겐 너무도 어려운 영역처럼 느껴져요. 연기 하나 만이라도 제대로 하고 싶어요(웃음). 아마도 칸에 다녀오면 악인전홍보와 킹덤 시즌2’ 촬영으로 올 여름까지는 빠듯할 듯 하네요. 다음 번 김성규는 킹덤 시즌2’ 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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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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