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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안전자산 '톱' 떠오른 금…수익 실현 언제할까?
국제 금시세 상단 더 열려있어…KRX금 등 '원화' 기반 투자는 환율 부담 염두
2019-08-21 01:00:00 2019-08-21 01: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금 가격이 6년래 최고치로 치솟으며 대표 안전자산의 존재감을 확실히 하고 있다. 지난해 말~올해 초 금 투자에 나섰다면 수익률 실현 시기에 관심이 모아질 때다.
 
국제 금값이 온스당 15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국제 금시세 상단은 더 열려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200원까지 오르면서, 원화 기반의 금 투자는 가격 조정을 염두에 둬야 하는 시기라는 조언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서 주식처럼 거래되는 KRX 금시세는 5만9000원선이다. 이달 사상 처음으로 6만원을 넘기면서, 2014년 시장 개설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날 마감한 뉴욕상업거래소(NYMEX) 12월물 금은 1500.40달러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17% 넘게 급등한 가격이다.
 
국내 금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평균 24%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주식형(-7.3%), 국내채권형(2.6%)에 월등히 앞서고,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인 국내대체펀드(6.1%)나 해외주식형(14.9%)에 비해서도 돋보이는 성과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한국투자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 '삼성KODEX 골드선물(H)'도 올해 30%, 15%씩 올랐다.  

금값이 온스당 1200~1300달러선의 지지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 이처럼 고공행진 하는 것은 6년 만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진 2011년에는 온스당 1900달러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보였다. 이후 조정을 거쳐 지난해까지 횡보한 만큼 가격 상단이 어디인 지는 시장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올들어 금값이 치솟은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R(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가 심화되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원자재 중에서도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의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또 실질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상 올들어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에 나선 것도 금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금 가격은 미국 국채 수익률(금리)이나 달러와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의 1차 목표치였던 1500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추가적인 강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이 나온다. 온스당 금값은 1700달러를 돌파할 거란 전망도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은 대표 안전자산인 동시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이라며 "과거에는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자산인 탓에 선진국 국채나 통화 등 다른 안전자산에 비해 후순위였지만, 일본 등 여러 선진국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를 보이면서 2016년부터 안전자산 내 금이 우선순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조정 시 매수'를 권했다. 중장기 가격 목표는 1715달러로 높였다. 황 연구원은 "최근 1511달러를 넘긴 금 가격에서 역대 수준으로 높아진 선물 투자 순매수는 단기 과매수 우려도 있지만,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 속에서 금 가격 강세 전망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금은 금융시장 변동성에 강해 자산배분 자산으로 선호되는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금의 매력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중앙은행들도 외환보유고 안정화를 위해 금 매입량을 늘리고 있어, 전통적 자산운용처인 달러와 미국 국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전세계 중앙은행 금 매입량은 374.1톤으로 1971년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국제 금 시세의 추가적인 강세 가능성은 열어두는 분위기다. 그러나 원화로 거래되는 금 투자상품의 경우 환율 변동성을 체크해야 한다.

예컨대 KRX 금시세는 국제 금시세와 연동하지만,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더해지며 올들어 상승폭이 더욱 컸다. KRX 금 가격은 연초 이후 30% 올랐는데 이 중 18%가 국제 금값 상승, 나머지는 환율에 따른 효과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까지 오른 상태다.
 
배흥수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부장은 "중국, 러시아, 터키 등의 국가에서 자국의 통화를 평가절하해가며 금을 사들이는 정책을 보인다"며 "금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글로벌 금값은 더 오를 여지가 있는 상태"라고 짚었다. 배 부장은 이어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넘어선 부담스러운 구간인 만큼 환율이 더 오를 여지는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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