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기업은행 노조, 합리적 방안 찾아야
입력 : 2020-01-19 12:00:00 수정 : 2020-01-19 12:00:00
최한영 금융부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임명된지 2주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서울 을지로 본점으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가 '낙하산 반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에는 박근혜 정부 당시 기업은행장 후보에 올랐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낙마한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1차관과 윤 행장을 비교하며 "두 인사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도 주장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정치도, 외교도, 사회적 관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라며 "과거 입장과 모순될 때는 과오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청와대는 상황논리로 자기모순을 덮으려 한다"며 "그래서는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다시 한 번 청와대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노조의 주장은 지난 2017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이 맺은 정책협약이 뒷받침한다. 당시 양 측이 체결한 협약서에는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고 전문성을 가진 인사가 임명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보완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이같은 노조의 주장을 두고 지난 2007년 윤용로 기업은행장 임명 당시와 비교하는 사람도 있다. 윤 전 행장은 기재부 전신인 재정경제부 출신에 현직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내부 출신이 아닌 엄연한 '낙하산'이었지만 노조는 환영 논평을 냈다. 당초 공모를 요구했던 재경부·금감위 차관급 인사 중에 내정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윤종원 행장이 금융위원장 추천으로 청와대가 임명한 것과 달리 윤용로 행장은 형식상으로나마 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쳤다는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분명 지금과는 다른 분위기다.
 
그렇기에 노조가 '윤종원 윗선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만을 반복하는게 적절한지 의문이다. 윤 행장은 중소기업은행법 상의 금융위 제청과 대통령 임명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임명됐다. 불만이야 있겠지만, 협약서가 법률에 우선할 수 없다.
 
출구도 명확하다. 윤 행장은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노조와의 대화의지를 계속 밝히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윤 행장이 본점 출근을 시도하며 "위원장님 뵙고 싶습니다"라고 말할 때 바로 옆에 있었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음번 윤 행장 출근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최한영 금융부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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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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