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무속’ 크리에이터 전영주 “2020년 모두 ‘대박’나시길”
법당에서 뉴미디어의 홍수 속으로
‘신세대 무당’과 ‘유튜브’의 만남
“무당의 유튜브 도전, 많은 것들이 변했죠”
입력 : 2020-01-25 00:00:00 수정 : 2020-01-25 00:00:00
[뉴스토마토 유지훈 기자] 무속 콘텐츠는 인류의 발전과는 별개로 꾸준히 소비되는 스테디셀러다. 신문 한 켠의 오늘의 운세는 각종 온라인 플랫폼의 작은 코너로, 사주팔자를 풀어내던 철학관은 수많은 어플리케이션과 사주카페라는 친숙한 이름으로 변모하게 됐다. 소위 옛 것이라고 손가락질 받았던 무속 콘텐츠가 요즘 것이라 불리는 모든 요소들과 접목되는 세상이다.
 
무속인 전영주 씨는 무속 콘텐츠와 뉴미디어의 대표 플랫폼 유튜브를 결합해 미래를 보는 남자-전영주의 미남TV(이하 미남TV’)’라는 채널을 탄생시켰다. 20184월 개설된 미남TV’는 젊은 층이 소비하는 아이돌과 연예인들은 물론, 스포츠, 정치, 경제, 풍수, 성형 등 폭 넓은 주제를 다루며 꾸준히 성장해 11만 구독자를 보유한 중견 채널이 됐다. 최근에는 아이돌 콘텐츠를 따로 독립시킨 전영주의 아이돌 챔피언 10대 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전영주 씨는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스타 무속인이다. 2010 SBS 예능프로그램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강남총각이란 예명으로 대중과 친숙해졌으며 Mnet ‘세레나데 대작전’, MBN ‘끝장대결! 창과 방패’ ‘황금알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기를 구가했다. 다양한 방송에 이어 뉴미디어 시대를 마주한 무속인 전영주 씨는 2020년에도 대중과 무속문화의 벽을 조금씩 허물어가고 있다.
 
 
전영주.
 
 
Q. 언제부터 스스로를 무당이라고 규정짓게 됐나.
딱 정해지고 그런 게 없었어요. 그냥, 태어날 때부터 무당이었던 거 같아요(웃음).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요. 무당들 사연은 진짜 천차만별인데, 저는 처음부터 별난 아이였어요. 어떤 느낌이 오면 그게 들어맞고, 데자뷰도 너무 자주 겪고 그랬으니까요. 어렸을 때는 그냥 입을 다물었어요. 어울려 지내려면 평범해야 하니까. 혼자 생각하고, 혼자 느끼고, 그런 게 많았어요.”
 
Q. 방송 출연도 잦았다. 어떤 계기, 결심이 있어서 출연하게 됐나.
처음 나왔던 게 스타킹이었어요. 소문을 듣고 작가님이 저를 섭외하러 오셨어요. 그래서 나가게 됐고, 그 작가님과 아직도 연락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인연이라는 게 참 신기해요. 죽으라는 법이 없어요. 지내다 보면 힘들고 그럴 때가 있는데 그 때마다 그 인연들이 저를 잡아줬어요. 모든 무당은 한 순간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요. 유명세, 돈 다양한 형태로 꼭 한번씩이요. 그걸 잡느냐 놓치느냐는 각자의 선택이고, 저는 그걸 잘 잡았던 거 같아요. 방송 출연은 쉽지 않은 기회였고 이건 내 복이구나싶었어요.”
 
Q. 방송 출연 후 삶이 많이 달라졌는가.
확실히 많은 것들이 변했어요. 찾는 사람도 많아졌고, 대신 저 나름 조심한 것들이 있어요. 미디어라는 게 참 무서워요. 기사도 가짜 뉴스가 되는 순간 신뢰도가 떨어지듯이, 저도 잘못 이야기하고, ‘이 사람은 아니구나싶으면 아무도 찾아주지 않아요. 맛집이랑 똑 같은 거라고 보시면 돼요. 점집은 입 소문이 가장 커요. 점 보러 왔는데 엉뚱한 이야기를 하면 안 좋은 소문이 금방 나요. 돈 욕심 부려서 하루에 많은 사람을 받다 보면 제대로 이야기해주지 못해요. 저도 사람이니까 지치면 이상한 소리가 나오는 게 당연해요. 그래서 제 컨디션을 꾸준히 관리하려고 노력했어요. 하루에 몇 명 이상은 보지 말아야지 하는 것이요. 그게 쭉 이어져와서 지금까지 잘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방송 출연을 하면 프로그램 제작진이 원하는 말이 있을 거고 방송에서 그런 말을 해주길 원하는 경우도 생길 것 같다.
있긴 있었어요. 저는 그러면 다른 무당 찾아보시라고 해요. 무당은 그때그때 나오는 이야기를 해야지, 만들어진 대로 하면 안돼요. 기본적인 대본은 있지만 저는 제 나름대로 정리를 해서 다시 드리는 편이에요.”
 
Q. 유튜브 채널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2, 3년을 고민 했었어요. 제가 시작하기 전에 다른 무속인들이 유튜브를 하기 시작했더라고요. 2016년 즈음에 PD님들, 작가님들이 제게 왜 유튜브를 하지 않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는 필요성을 못 느꼈어요. 제가 받을 수 있는 손님들은 한정돼 있고, 그것만으로도 벅찼으니까요. 우선 무턱대고 계획 없이 시작한다는 것도 맞지 않다고 생각했고요.”
 
 
전영주.
 
 
Q. 고민 끝에 2018년 시작했던 게 미남TV’.
주변에서 사람들이 다시 한번 추천을 해줬고 하기로 결심했어요. 2018년이 시기적으로도, 제 스스로도 해도 될 거라는 느낌이 있었어요. 주변에 PD, 작가님들이 있으니까 준비는 충분히 했어요. 촬영, 편집해주시는 분은 있지만 썸네일은 제가 만들어요(웃음).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아니에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주는 게 즐거울 뿐이에요.”
 
Q. 정말 폭 넓은 주제를 다룬다. 나름 정해둔 선이 있는 가.
무속이라고 하면 정말 많은 것들을 다룰 수 있는데, 저는 그냥 제가 좋아하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유튜브 사용자들과 제가 좋아하는 것 중에 맞아 떨어지는 게 많았어요. 그래서 무속 콘텐츠 하시는 분들 중에 제일 늦게 시작했지만 구독자는 제일 높은 거 같아요. 내가 즐겁게,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구나 싶어요. 그리고 미남TV’ 덕분에 크리에이터로서 방송 출연 제안도 조금씩 생기고 있는 것 같아요.”
 
Q.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한다. 부담감이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스스로는 정치색이 전혀 없어요. 어떤 당에 속해있지도 않고요(웃음). 하지만 제 말 한마디가 크다는 건 정말 잘 알아요. 말 한번 잘못하면 별소리를 다 들어요. 제 스스로 정치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선입견이 없다는 게 장점이지만, 어떻게 보면 문외한이 이야기 하는 게 되기도 해요. 정치인들 보면 그냥 편 없이 하고 싶은 말 다해요. 완벽하게 좋은 느낌만 주는 경우는 없어요. 장단점 모두 있으니까 저는 그 두 가지를 모두 이야기하는 것뿐이에요.”
 
Q.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중간을 지키는 것. 힘든 일 같다.
제 콘텐츠가 전부 점에 관한 이야기잖아요. 이야기 할 때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같이 이야기해줘요. 나쁜 것은 이러시면 안돼요라고, 좋은 것들은 언제쯤 좋은 일이 올 거예요라고 미리 알려줘요. 이게 같이 가야 해요. 칭찬만 하는 건 그 사람의 팬이지 무당이 아니에요. 이 자체가 차별화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제 콘텐츠 안에는 한가지 모습만 있는 게 아니라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있어요. 그리고 촬영 하다 보면 다들 말하는 그분이 오셨다는 부분이 있는데, 그게 정말 눈에 보이니까 그게 재미있고 좋대요.”
 
Q. 무속 관련 콘텐츠를 하며 이것만은 조심하자하는 게 있나.
뭔가 조심하자라고 하기 보다는, 잊지 말자 하는 게 있어요. 첫 째는 남들이 많이 볼만한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에요. 그래서 아이돌 관련 콘텐츠를 만들었고 지금은 아이돌 챔피언을 따로 하고 있어요. 두 번째는 내 생활, 주업에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에요. 저는 그냥 유튜브로 조금 더 즐겁게 살고 싶을 뿐이에요.”
 
Q.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주제의 연속성에 대해서 고민한다.
연속성 고민은 길게 하진 않았어요. 아이돌 콘텐츠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신예가 나와요. 주제가 끊이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거죠. 메인인 미남TV’도 그렇고요. 사람들은 늘 새로운 사람을 원하고, 저는 대중이 선택해준 새로운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요.”
 
 
전영주.
 
 
Q. 다른 무속 콘텐츠를 하는 유튜버들과 차별점이 있다면?
무당을 시작한지 얼마 안된 분들이 하는 경우도 있어요.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면 그만큼 조회수가 오르고 수익이 창출되니까. 뭔가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정보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저는 정확하게 제가 말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만 다뤄요. 물론 자극적인 이야기에 혹하실 수 있지만, 그래도 수익을 위해 잘못된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Q. 콘텐츠의 모든 댓글을 막아두고 있다. 이유가 있나. 많은 유튜버들이 강조하는 소통의 기능을 잃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악플 때문은 아니에요. 별로 신경 안 써요. 그런데 저를 응원해주는 분들을 욕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걸 보니 안되겠다 싶었어요. 유튜브가 소통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저는 댓글 창을 열어두면 질문이 진짜 어마어마하게 쏟아져요(웃음). 생년월일 다 적어서요. 한 명 해드리면, 다른 분들은 나는 왜 안 해주냐고 하시고. 만약 시작하면 저는 하루 종일 그것만 붙잡고 있어야 할 거예요. 유튜브 댓글은 다 막아뒀더니 페이스북 DM으로도 계속 와요. 저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모두를 위해서 댓글 창을 닫아 두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Q. 무속 유튜버 가운데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채널을 만든 지 한달 만에 수익이 창출됐어요. 잘 될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될 줄은 저도 몰랐어요. 작가님들, PD님들이 많은 도움을 줘서 더 잘된 거 같아요. 콘셉트를 잡고 주제를 정할 때도 모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개인적으로 친분도 두텁다 보니 사람 전영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분들이에요. 법당에서 한복을 입고 할까 했지만, 그분들과 이야기 끝에 친근하게 다가서는 게 맞다고 결론이 났어요. 그래서 평소 입는 옷에 내용은 무속 관련된 것들로. 그래서 친근하면서도 신선하게 받아들여진 거 같아요.”
 
Q. 전업 유튜버가 아니다. 본업과 병행하기 힘들지 않은 가.
“‘아이돌 챔피언은 처음에 유니보살 스튜디오라는 이름이었어요. 무속인의 생활을 보여주는 거였는데 정말 시간이 많이 들더라고요. 지방에 가고, 외국에 가고, 신비하고 영적인 장소를 보여주는 데 12일로도 콘텐츠를 만들기 버거웠어요. 제 생활이 안 될 정도였어요.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게 시간적으로 절약도 많이 되고 사람들도 좋아해주시는 거 같아요. 요즘 아이돌 챔피언조회수가 부쩍 오르는 걸 보니 제 선택이 맞았던 거 같아요.”
 
Q. 2020년의 무당 유튜버 전영주로서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무당도 유행에 뒤쳐지면 안돼요. 저도 유튜브를 하며 공부가 많이 되고 있어요. 정치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나름 공부를 하려고 뉴스를 열심히 봐요. 계속 꾸준히 해 나가야죠. 옛날처럼 무당이 법당에 앉아서 뜬구름잡고 그런 시대는 아닌 거 같아요. 뭐든지 저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저는 거기서만큼은 1등을 하자는 각오로 살았어요. 그래서 무속 유튜버로서도 1등이 될 거예요. 올해에는 계획하고 있는 콘텐츠가 하나 있어요. 기대해주세요. 무당도 상상 못하는 콘텐츠입니다.”

 
유지훈 기자 free_fro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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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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