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숨은 지뢰)②코스닥 벤처펀드 뇌관, 올해 터지나
메자닌 풋옵션, 2년이 다수…“펀드 환매중단·시장급락 불러올 수 있어”
입력 : 2020-01-28 01:00:00 수정 : 2020-01-28 01: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2018년 4월부터 판매, 곧 만 2년이 돌아오는 코스닥벤처펀드가 폭탄으로 변해 올해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시 코스닥벤처펀드들은 대부분 3년 만기로 메자닌 투자를 했지만, 2년차에 조기 원금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설정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4월부터 대규모 풋옵션이 쏟아질 경우 코스닥 시장의 펀더멘탈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은 3조1862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은 4738억원, 사모형 코스닥벤처펀드는 2조7124억원이다.
 
주목할 부분은 사모형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 절반이 출시 초기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지난 2018년 4월5일 첫 출시한 코스닥벤처펀드에는 한달 동안 1조55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도 6500억원이 들어왔으나 사모형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사모형 펀드에 뭉칫돈이 유입될 수 있었던 데는 무등급 채권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자산의 최소 15%를 벤처기업 신주에 의무적으로 투자하고 나머지 35%는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의 신주 혹은 구주에 투자해야 한다. 벤처기업 특성상 신용등급을 받지 못한 무등급이 대부분이다 보니 공모형 투자로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사모형은, 신용평가를 받지 않은 기업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에도 투자할 수 있게 허용됐다. 이로 인해 출시 초기 펀드 숫자도 공모형 대비 7배가량 많았다.
 
하지만 붐을 조성하기 위해 완화한 기준이 이젠 전체 코스닥 시장에 폭탄으로 돌아오게 생긴 것이다. 메자닌에 투자한 펀드로서는 2년차에 수익을 조기 상환하기 위해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A 사모운용사 대표는 “보통 풋옵션은 1년반에서 2년 사이로 설정해 넣는데,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당시에는 발행시장 상황이 좋다 보니 2년짜리가 다수였다”면서 “적극적으로 풋옵션 행사에 나서는 운용사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그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부실펀드 중에는 코스닥벤처펀드도 포함돼 있다.
 
A 대표는 “코스닥벤처펀드에 뛰어든 하우스들 가운데 메자닌 경험이 적은데도 판매사들이 받아준 경우가 많았고, 그 대표적인 예가 라임운용이었다”면서 “작년 적자가 난 기업들이 더 늘었는데, 이는 풋옵션 청구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들이 줄었다는 의미”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같은 상황이 벌어질 경우 메자닌 돌려막기가 출현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CB를 발행해 이전 CB를 상환하는 것이다. 다만 코스닥벤처펀드를 설정해 운용을 시작할 당시보다 발행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상장사들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CB, BW 등의 채권을 상환을 못하는 기업들이 발생할 경우 코스닥 시장 전반에 대한 인식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고 코스닥벤처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봄이 지나고 여름까지 라임자산운용 외에도 환매를 연기하는 사모운용사가 추가로 나올 수도 있다”면서 “채권을 상환 못하는 기업에 대한 디폴트 신청까지 나올 경우,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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