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LG 직원, 특허소송 행렬) "제대로 보상하라"…34명, 33억 규모 소송
특허로 수조원 이익 내고도 직원들에는 수십만원만 지급
삼성·LG "내부 규정으로 적절하게 보상했다"
입력 : 2020-02-18 07:00:00 수정 : 2020-02-18 07: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권안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현직 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수십건의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직원이 발명한 특허에 대해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정당한 보상금을 챙겨주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회사가 특허를 경쟁사에 제공하거나 실제 제품에 적용해서 생기는 이익은 수조원인데 직원에 돌아오는 보상금은 수십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이 더욱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허에 기여한 직원에 대한 보상이 적절하게 이뤄지도록 규정을 개선해야한다고 강조한다.  
 
17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에 계류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직무발명보상금에 관한 사건은 각각 16건, 17건으로 총 33건이다. 소송을 제기한 전현직 연구원들은 모두 34명, 청구액은 33억원에 달한다. 연구원들은 조사되는 증거에 따라 청구 범위를 확장할 방침인 만큼 청구액이 늘어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현재 삼성전자 전현직 직원들이 제기한 소송 중에 변론이 진행 중인 소송은 2건이다. 이 중에서 주씨가 자신이 네트워크 사업부에서 발명한 특허를 가지고 삼성전자가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며 "1억원을 보상하라"고 제기한 소송이 가장 먼저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글로벌 반도체 칩 회사인 퀄컴에 주씨가 발명한 특허를 포함한 57건의 특허를 매각하면서 13억달러(1조5400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또 2018년에는 노키아에게도 주씨가 발명한 특허를 매각했다. 
 
주씨가 발명한 특허 중 일부는 삼성전자를 통해 표준특허(SEP)로도 등재됐다는 설명이다. 표준특허란 관련 제품에서 특정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사용할 수밖에 없는 필수 기술 특허를 말한다. 때문에 특허권자는 프랜드원칙(FRAND)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협의해야 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이미 청구 시효가 지났고 의미 있는 특허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익을 본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 표준특허에 대해서도 "하지 않았을 때의 불이익과 경쟁사로부터 특허공격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해 프렌드 선언을 했을 뿐 직접적으로 이익을 본 점은 없다"라고 맞받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변론이 초기 단계인 삼성전자 사건과는 달리 LG전자 사건은 양측이 주요 쟁점을 두고 격렬하게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김씨가 LG전자를 상대로 1억원을 청구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김씨는 LG전자에서 현재까지 수백건에 달하는 특허를 발명해 최고경영자(CEO)로부터 발명왕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쟁점이 된 특허는 머리에 쓰는 VR기기인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에서 시각 및 청각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사용자환경(UI) 특허다. 네트워크로 연결한 기기 간에 끊김 없이 콘텐츠를 즐기면서 댓글을 다는 등 양방향 소통도 할 수 있는 N스크린 관련 UI도 있다. 두 건 모두 글로벌 IT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됐다.
 
LG전자 역시 '아무런 가치가 없는 특허'라고 항변하고 있다. 김씨 측은 MS가 전 세계에 특허 출원을 진행하고 있는 점을 들어 해당 특허가 산업계에서 가치 있다는 점을 증명할 방침이다. 김씨는 LG전자가 MS로 양도했을 때 얻은 이익이 상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관련 판례들을 보면 직원들이 특허 출원으로 받는 보상금은 대부분 회사 내규에 따르며 그 금액은 수십만원에 불과하다. 보상금이 지불되다가 중단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를 상대로 한 특허 보상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한 대기업 직원은 "발명한 특허가 다른 회사와의 협상 과정에서 사용돼 회사는 매년 크게 비용 절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허의 기여도가 적고 그로 인한 이익도 미미하다고 하면서 회사에서 정한 보상금만을 주겠다고 한다"면서 "직원 입장에서는 특허가 사용된 부분만큼 인정받기를 바라는 것인데 과도한 욕심을 부린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관계자는 "내부 규정으로 가지고 적절하게 보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소송중인 사안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왕해나·권안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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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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