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한국판 양적완화' 첫 입찰…5조2500억원 공급
기준금리보다 높은 연 0.78%결정
입력 : 2020-04-02 16:29:14 수정 : 2020-04-02 16:29:14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한 5조원대 자금을 시중에 공급한다. 사실상 ‘한국판 양적완화’로 유동성(통화)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무제한 돈 풀기’에 돌입한 셈이다.
 
한은은 2일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RP매입을 입찰한 결과, 응찰액 5조2500억원 모두 낙찰됐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모두 시중에 공급한다. 만기는 91일로 기준금리(연 0.75%)보다 0.03%포인트 높은 연 0.78%로 결정됐다.
 
RP매입 금리의 상한선인 0.85%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한은 측은 “RP매입 모집금리 0.78%는 91일물 통안증권 민평3사 수익률, 최종호가 수익률, 직전 RP매입 평균금리, 증권사 RP조달금리 등 제반 수익률을 함께 고려해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은 2일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RP매입을 입찰한 결과, 응찰액 5조2500억원 모두 낙찰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시중 은행 모습. 사진/뉴시스
이어 “RP매각금리는 차입금리, RP매입금리는 대출금리의 성격으로 전자가 후자를 상회하는 경우 역마진이 발생한다”며 “7일물 이내 RP매각·매입은 모두 기준금리를 고정금리로 사용하나 기간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91일물 RP매입 금리가 7일물 RP매각금리(기준금리)를 하회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설명했다.
 
RP이란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 다시 매입하는 조건으로 채권을 팔고 경과 기간에 따라 이자를 포함해 다시 사는 채권을 의미한다.
 
앞선 지난 2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일정 금리 수준에서 시장의 자금 수요 전액을 제한 없이 공급하는 주 단위 정례 RP 매입 도입(3개월 간)을 결정한 바 있다.
 
특히 오는 6월말까지 매주 1회 한도없는 RP매입을 밝힌 상태다. 한은은 시중에 자금이 부족할 경우 RP매입을 통해 자금의 유동성을 풀 수 있다. 
 
그 만큼 RP를 무제한으로 사들일 경우 시장 유동성이 풀리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날 한은은 무제한 유동성 공급 방침 이후 실시한 첫 입찰에도 금융사들의 요청자금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봤다.
 
아울러 RP매입금리가 RP매각금리 보다 낮게 책정될 경우 금융기관의 금리차액거래를 위한 자금조달수단으로 전용되는 등 응찰규모가 과다(무제한 공급시)해질 우려가 있다.
 
기준금리 미만으로 RP매입 실시 때에는 실제 기준금리 인하여부와 상관없이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한편 무제한 RP매입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동원하지 않은 조치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단기금융시장의 자금 경색 우려가 커지면서 사실상 ‘한국판 양적완화’로 보고 있다.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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