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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IPO 최대어 등판준비 완료…거침없는 'SK-바이오' 행보
SK바이오사이언스·팜테코 등도 성과…그룹 차원 뚝심있는 투자 원동력
2020-05-24 06:00:00 2020-05-24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SK그룹의 바이오사업 행보가 심상치 않다. 오랜 기간 꾸준한 투자를 기반으로 관련 계열사 성과가 하나 둘 도출되면서, 각 사는 물론 지주사와 그룹 전반적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의 상장 절차 본격화를 비롯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SK팜테코의 미국 정부 필수 의약품 비축 사업 원료 공급 등 최근 SK그룹 바이오사업의 성과가 줄을 잇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9일 금융위원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총 1957만8310주 공모를 통한 조달 예정금액이 약 1조원에 달한다. 공모가 밴드(3만6000원~4만9000원)를 기반으로 산출한 시가총액은 최대 3조8300억원, 증권업계 예상 기업가치는 4조~5조원 수준이다. 공모 규모만 놓고 봐도 지난 2017년 5월 셀트리온헬스케어 이후 최대 규모다. 
 
SK바이오팜의 상장은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지난해 7월 현지 판매에 돌입한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에 이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품목 허가를 획득하며 이미 2종의 FDA 허가 품목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 사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SK의 이름값이 더해지면서 한층 무게감을 불린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최대 화두로 떠오른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 동물시험에 돌입한 상태로 효력이 확인되면 곧바로 비임상을 마치고 9월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국내사 중 가장 진행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받는 제넥신(6월 1상 진입 목표)에 준하는 행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최초의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스카이셀플루)과 세계 최초의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스카이셀플루4가), 두 번째 대상포진백신(스카이바리셀라) 등을 개발한 백신 전문 기업이다. 코로나19가 신종 감염병인 탓에 백신 개발 난이도가 높다고 평가되지만, 최근 코로나19 백신 항원 개발 목적으로 빌&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360만달러의 연구개발비를 지원 받는 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지난 4월 SK바이오사이언스 소속 백신 개발자들과 화상으로 만나 격려할 만큼 관심을 쏟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개발팀과 화상 간담회하는 최태원 회장(윗줄 중앙). 사진/SK그룹
 
여기에 SK팜테코의 자회사 앰팩은 최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국 정부 필수 의약품 확보 사업 공급자로 선정됐다. 필수 의약품 관련 비영리법인 주도 컨소시엄을 통해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앰팩은 컨소시엄 내 유일한 민간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앰팩이 4년에 걸쳐 10여종의 의약품 원료를 공급하게 된 이번 사업은 총 규모는 1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지주사인 SK㈜의 자회사인 SK팜테코는 앰팩과 SK바이오텍을 자회사로 둔 중간 지주회사다. 
 
이처럼 최근 이어진 관계사 바이오사업 성과에 SK그룹에 대한 기대 가치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재계 상위권 그룹사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피스를 통해 성공 모델을 구축한 삼성을 제외하면 적극적인 바이오 사업 행보를 보이는 곳은 마땅히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연이은 성과를 도출한 SK가 차세대 성장동력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SK바이오팜 IPO 본격화와 각 사 성과가 맞물린 최근 SK㈜ 기업가치 상승세가 이를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사업이 오랜 개발기간과 막대한 투자 비용이 필수불가결한 분야인 만큼, 영세한 바이오벤처 보다는 규모가 있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라며 "자본력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수록 산업 가치에 대한 신뢰도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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