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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직구' 상반기에만 작년의 2배
코로나 국면 속 결제액 85조…테슬라·MAGA 쓸어담아
2020-07-06 06:00:00 2020-07-06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올해 상반기 해외주식 결제액이 작년 연간 결제액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저가매수 기회를 노린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기때문이다. 투자자들은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대형기술주를 집중적으로 쓸어담았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를 통해 해외주식을 사고판 외화주식 결제액은 709억1053만달러(한화 85조1500억원)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작년 총 결제금액(410억달러)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해외주식결제액추이. 출처/예탁결제원
올해 1월 54억6549만달러 수준이던 외화주식 결제액은 2월 82억2185만달러에서 3월 137억6241만 달러로 10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4월 124억1466만달러, 5월 123만9644만달러 등 우상향 흐름을 이어왔다. 지난달 결제액은 186억4970만달러로 예탁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래 월별 기준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 판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국내를 넘어 미국과 중국, 유럽 등 해외로 투자를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특히 미국 증시에 적극 뛰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결제액의 87.9%도 미국(623억4351만달러)에서 나왔다.
 
투심은 테슬라·MAGA(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애플) 등 기술주와 언택트(비대면·Untact)관련주에 쏠렸다.
 
세부 종목별로 보면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순매수액이 4억7011만2275달러로 1위를 차지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4억6492만달러)와 애플(4억4615만달러),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C클래스(3억5434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올해 6월 나스닥지수가 1971년 출범 이후 49년 만에 '1만 고지'를 넘어서면서 이와 연동된 대형 기술주도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코로나로 외부 활동이 제한됨에 따라 완구업체인 해즈브로(3억9100만달러)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그룹(1억5828만달러)을 비롯해 월트디즈니(1억3357만달러), 페이스북(1억2194만달러), 아마존(3,759만8875달러) 등 언택트 관련 종목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해외직구(해외주식 직접투자) 움직임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나스닥을 중심으로 뉴욕증시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정부가 소액주주의 국내주식 양도차익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내시장 투자유인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아져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 부과를 골자로 하는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2023년부터 소액주주의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2000만원 초과분에 대해 과세하기로 했다"며 "(양도세 부과에 따른) 반사적 영향으로 해외주식에 대한 상대 매력이 지속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영한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 주식시장은 대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미중 갈등 고조 등과 같이 금융시장을 자극할 만한 변수가 산재해 있다"면서도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기반의 IT 성장주로 쏠림 현상은 심화되는 가운데 비대면 서비스 수요 확대와 투자 증가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특히 "비대면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5G 시장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외형 성장과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며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아메리칸 타워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해외주식결제금액이 709억달러를 기록했다. 사진/픽사베이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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