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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디지털 전환·현장경영 강화…'코로나 위기' 돌파 메시지 관심
코로나로 유통업 중심 그룹 위기
14일 사장단 회의 발언 주목
위기 돌파 및 제2도약 메시지 기대
2020-07-13 17:22:47 2020-07-13 17:22:47
[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주재하는 VCM(사장단 회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그룹 전체가 생존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주요 사업이 대부분 유통업이라 대면 접촉을 피해야 되는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신 회장의 주문과 이에 따른 그룹의 적극적인 대응이 롯데를 코로나19 수렁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신 회장은 이번 VCM에서 '포스트코로나'에 대한 대응책 마련과 디지털 전환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신동빈 회장(가운데)이 경기 안성시에 위치한 롯데칠성음료 스마트팩토리를 찾아 음료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롯데
 
현재 코로나19로 롯데그룹을 둘러싼 주요 계열사 경영 환경은 녹록치 않다. 롯데의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유통 사업은 올해 1분기 연쇄 휴점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74.6% 급감한 521억원에 그쳤고, 매출은 8.3% 줄어든 4조 767억원을 기록했다. 호텔롯데는 면세사업 부진에 영업손실 79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분기에도 매출 비중이 큰 면세점이 개점휴업인 상황에서 호텔 객실 점유율도 10% 아래로 떨어지는 등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신 회장이 2015년 8월부터 추진해왔던 호텔롯데 상장도 또다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최근 오프라인 중심의 그룹 체질을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한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온’은 온라인 체질 강화를 위해 지난 2년 간 준비한 것으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신 회장은 롯데온을 직접 사용해보고, 불편 사항과 개선해야 될 점들을 꼼꼼히 사업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온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그룹의 체질 개선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 사업이지만,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그룹의 주요 사업으로 떠올랐다.
 
아울러 신 회장은 지난 5월 일본에서 2달 만에 귀국한 뒤 본격적인 포스트코로나 행보에 뛰어 들었다. 지난 5월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롯데아울렛 광교점을 잇달아 방문하면서 현장 경영을 강화한 것이다. 6월에는 경기 안성의 롯데칠성음료 스마트팩토리와 부산에 개관한 프리미엄 호텔 ‘시그니엘 부산’ 개관식을 참석한데 이어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방문했다. 유통업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받고 있는 만큼 현장 상황을 직접 챙기고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5월 황각규·송용덕 부회장과 4개 BU장 등이 참석한 경영진 회의에서 포스트코로나를 위한 전략 수립을 주문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당시 “코로나 19로 우리는 역사의 전환점에 직면해 있다”라며 “사태가 종식돼도 기존 생활로 돌아갈 수 없어 새로운 시장의 법칙과 게임의 룰이 자리 잡을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생존을 위해 ‘게임 체인저’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만큼 기업문화 변화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신 회장은 최근 그룹 수뇌부들이 한자리에 모인 주간회의에서 껌을 씹으며 회의를 주재하는가 하면 자율 복장 제도와 재택근무 등으로 보수적 경영방식을 탈피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멀티오피스'와 '1+1 근무제'도 도입하도록 했다.
 
14일 열리는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는 각 계열사 사장단들을 향해 포스트코로나에 대한 메시지와 함께 디지털 전환, 미래 먹거리 등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장단 회의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화상으로 하루만 실시키로 했다.
 
신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계열사의 실적을 파악하고 대응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전 계열사가 현재 어려운 경영 환경에 놓인 만큼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선 불확실성을 헤쳐나가기 위한 방안 마련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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