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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대란 우려 재점화②)2년 전 사태 재현 가능성…"시민 불편 어쩌나"
전체 인력 7~8% 수준 부분파업…아직은 배송 차질 방지 가능한 수준
무기한 파업이라는 점에서 2년 전 장기 파업 재현 가능성 충분
시민 불편 초래 불가피…"제도적 장치 마련 제고 필요"
2023-01-27 06:00:00 2023-01-27 08:34:4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부분파업에 돌입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파업이 전체 인력의 7~8%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택배대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파업이 무기한으로 예고됐다는 점과 2년 전 64일간 이어졌던 장기간 파업과 흐름이 비슷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어, 시민들의 불편 초래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입니다.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26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이날부터 CJ대한통운본부 소속 노조원들은 반품이나 당일·신선배송 등 업무에 나서지 않게 됩니다.
 
일단 택배노조가 파업에 참여한다고 밝힌 인력 규모는 1600여명입니다. CJ대한통운 전체 택배 기사 규모가 2만여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파업 참여 인력이 전체의 7~8% 수준에 그쳐 당장 배송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대체 인력을 투입할 경우 배송 차질을 방지할 수 있는 수준인 것이죠.
 
우려되는 점은 이번 파업이 무기한 파업이라는 것입니다. 파업의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총파업으로 규모가 확산되면 노조 가입 비율이 높은 일부 지역의 경우 피해 발생이 불가피합니다.
 
때문에 2년 전 파업 양상과 비슷한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CJ대한통운 노조는 지난 2021년 12월 28일부터 작년 3월 7일까지 64일 파업을 진행하며 막대한 피해를 입은 바 있습니다.
 
당시 2개월 넘게 이어진 파업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배송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고, 노조가 19일간 본사 점거농성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노조는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가 업무를 마비시키기도 했죠.
 
결국 CJ대한통운이 노조원을 고발하는 사태도 빚어졌죠. 당시 파업으로 CJ대한통운은 업무방해, 시설물 파손 등으로 100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번 파업으로 시민들의 불편 초래가 불가피하다는 점입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며 택배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이번 파업이 아무리 부분적으로 이뤄진다 해도 시민 생활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직장인 윤모씨(39·남)는 "업무상 택배를 시킬 일이 자주 있는데 빠르게 도착해야 할 물건의 경우 주문을 해도 되는지 걱정부터 앞선다"며 "시민들 입장에서는 이 같은 택배 업계 파업이 자꾸 반복되는 느낌이 든다. 해결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회학과 교수는 "택배 기사들의 처우가 개선돼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파업으로 인한 사실상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계층이 시민이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당일·신선배송 등 택배가 우리 사회의 일상에 깊게 뿌리내린 상황에서 시민들이 파업 때마다 발을 동동 구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업계 노사 간 협의는 물론, 이 같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제도적 장치 마련도 제고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26일 서울에 위치한 CJ대한통운택배 터미널에서 택배 기사들이 배송 준비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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