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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해법 나선 '재계 맏형' 최태원, 보아오서 활로 모색
28~31일 중국 보아오포럼…둘째날 ESG 세션 토론자로 나서
최태원 "불확실한 세계, '관계'서 해법"
2023-03-28 15:15:01 2023-03-28 15:15:01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일부터 나흘간 중국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합니다. 미중 갈등 속 반도체 사업의 활로를 찾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 해법을 마련하고 글로벌 경제 리더들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경험과 모범사례 등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최태원 SK회장(사진=연합뉴스)
 
최태원 회장, 29일 '기업의 ESG성과 측정' 토론자 나서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중국의 보아오포럼은 이날부터 31일까지 중국 하이난 보아오에서 개최됩니다. 올해 포럼은 '불확실한 세계: 단결과 협력으로 도전을 맞이하고, 개방과 포용으로 발전을 촉진하자'라는 주제로, 오프라인으로 열립니다. 앞서 보아오포럼은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이후 4년만에 전면 오프라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SK는 보아오포럼 주요 후원사 중 하나이며 최 회장은 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2019년까지는 직접, 2021년과 작년에는 온라인으로 참가할 정도로 보아오포럼에 애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최 회장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가 관심을 모으는데요. 최 회장은 개막 이튿날인 29일 '기업의 ESG 성과 측정' 세션에 나석권 SK사회적가치연구소장과 함께 토론자로 나설 예정입니다. 앞서 중국 정부가 '2060년 탄소중립' 제시한 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인데요.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SK 등 한국 기업이 현장에서 펼치는 ESG 활동 모범 사례를 언급할 가능성이 큽니다.
 
최태원 SK회장(사진=연합뉴스)
 
최태원 "기업 경쟁력 관계에 달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보아오포럼 참석 전 포럼 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향후 기업의 경쟁력은 '관계'의 규모와 깊이, 진정성 있는 관계 구축에 기인한 주주들의 신뢰에 달려있을 것"이라며 관계에서 해법을 찾는 발언을 했습니다.
 
최 회장은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팬데믹, 정보격차 등과 같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시대별·계층별·계파별로 충돌하는 이같은 도전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아이디어를 모으고, 관계를 통해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회장은 녹색 성장에 대해 "요즘 전 세계가 겪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지구와 인류의 '관계'인 환경문제"라며 "지구는 인류를 기다려주지 않기에 이제 기업이 지구와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때"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SK그룹이 한국 기업 최초로 'RE100'(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인 캠페인)에 가입했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억톤(t)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SK는 다양한 형태의 관계를 통해 전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외부 커뮤니티의 참여를 유도하며, 주주들로부터 깊은 신뢰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는 글로벌 이슈에 적절하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중 경쟁 속 반도체 활로 모색 전망
 
특히 최 회장의 방중 행보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 속에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보유한 현 상황과 무관치 않게 흘러갈 전망입니다. 올해 2분기 연속 조 단위 적자 전망이 나오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비중이 90%가 넘는데다, 중국 매출이 27%에 달합니다. D램의 40%, 낸드플래시의 20%를 각각 중국 우시 공장과 다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미중 반도체 패권 속 리스크가 가장 큰 국내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꼽히는 만큼, 최 회장이 이번 방중을 통해 반도체 사업의 활로를 찾기 위한 정중동 행보를 펼칠 것이란 관측입니다. 
 
최 회장이 중국 새 내각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도모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됩니다. 보아오포럼은 28일부터 일정을 시작하지만 개막식은 오는 30일 열립니다. 30일 중국 2인자이자 경제 사령탑인 리창 총리가 기조연설을 할 예정인데요. 최 회장이 리 총리와 조우할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한편 올해 보아오포럼에 한국 측 인사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보아오포럼 이사장), 오영훈 제주지사 등도 참석합니다. 반 전 총장은 29일 '안전과 발전의 균형' 세션에 토론자로 참가할 예정입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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