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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한일회담 무산은 한국 때문"…남 탓하기 바쁜 일본 언론

마이니치 "의례적 외교장에서 성과 요구한 한국 자세 때문"

2021-07-2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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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을 놓고 일본 언론은 그 원인을 한일 정상회담의 성과를 강조한 한국 탓으로 돌렸다.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망언이 문 대통령의 방일 무산의 쐐기를 박았다고 분석하면서도, 의례적인 외교 장에서 한국 측이 과도한 요구를 했다는 주장 일변도다.
 
20일 마이니치신문은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양국 관계 개선의 호기를 놓치게 됐다”며 “의례적인 외교의 장에서 ‘성과’를 수반하는 정상회담 실현을 강력히 요구한 한국 측의 자세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전했다. 지난 16일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 공사가 한국 외교를 ‘자위행위’라고 폄훼한 발언이 보도된 바 있다.
 
소마 공사는 ‘일본은 한·일 문제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데 문 대통령 혼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아사히신문도 비슷한 해석을 내놨다. 아사히는 한국 측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한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문 대통령과 1시간가량 회담한 것과 거의 같은 대응을 요구했다며, 그것이 어렵다면 도쿄올림픽에 방일 예정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대우에 차이가 나지 않도록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문은 한국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철회 등을 염두에 두고 회담 성과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한국 측의 태도에는 문 대통령의 방일에 반대하는 한국 여론을 고려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일 정상회담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오보를 낸 요미우리신문의 경우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맞춘 방일을 놓고 일본에 양보를 압박하는 '벼랑 끝 외교'를 펼쳤지만 실패했다고 평했다.
 
신문은 익명의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 측은 이번 회담에서 수출규제 해제를 우선 과제로 삼고 있었다며, 수출규제에서 성과를 내면 한국 내 부정여론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이 위안부 및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자, 한국 측이 수출규제 문제에 있어서도 양보를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정상회담을 단념했다고 주장했다.
 
요미우리는 또 일본 정부는 소마 공사의 부적절한 발언이 지난 16일 한국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의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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