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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IB토마토]대한항공, ‘수익 다각화’ 중요한데…신사업 결실은 먼일

여객 수요↓·아시아나 통합 비용↑·연료비↑···새 수익원 절실

2022-01-0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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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1년 12월 29일 11:2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의 통합이 지연되면서 통합 비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초장기화 국면으로 이어지면서 여객 부문의 부진을 대체할 새로운 수익원이 절실하지만,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대한항공에 2주간 운항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운항 중단 기간은 지난 26일부터 내년 1월8일까지다. 이번에 홍콩 정부가 운항 중단 조치를 한 것은, 지난 23일 대한항공 여객기 KE607편으로 홍콩에 도착한 홍콩 국적의 환승 승객 5명이 도착 후 이뤄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주 3회 홍콩행 여객기를 운항 중이어서, 이번 조치로 총 6회의 운항이 중단될 예정이다.
 
해당 승객은 출발 전 항공사 등에 코로나 음성 확인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측도 “항공사가 지켜야 하는 철자를 모두 지켰으며 홍콩 정부에 관련 내용을 소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콩행 여객기 운항이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7월 방역 규정 위반을 이유로 2주간 홍콩행 여객기 운항 중단 조치를 받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초장기화 국면에 들어서면서, 항공사의 방역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운항 중단 문제가 생기고 여객 부문의 실적 회복도 요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12월 넷째 주(20~26일) 여객 수는 21만6704명으로, 24만9875명이던 12월 첫째 주(11월29일~12월5일)보다 13% 이상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의 여객 수 역시 같은 기간 22% 넘게 감소했다. 오미크론 확산세와 오메가에 대한 우려 등에, 연말일수록 높아져야 하는 항공 수요가 오히려 줄고 있는 것. 인천공항 측은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적인 여객 수 회복은 202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화물운송 부문에서 높은 실적을 내면서 여객 부문의 이 같은 부진은 상쇄됐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과의 연내 통합이 결국 무산되면서 통합 비용도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이 난제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250억원으로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당기순이익 역시 –68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손실이 늘었다. 재무 상황도 여전히 좋지 않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보다 150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3802.5%를 기록하며 건전성 기준인 300%를 크게 웃돌고 있고, 총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의존도 역시 각각 62.8% 이상·51.7%를 기록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의 안정성 기준이 30%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항공유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연료비 증가 역시 대한항공을 압박하는 요인 중 하나다. 올해 3분기 기준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84달러로, 배럴당 43달러였던 지난해 3분기의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연료비도 작년 3분기 2270억원에서 올해 4790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산업계에서는 국제유가의 상승세에 따라 항공유 가격도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화물운송 부문에서 뛰어난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통합 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개선과 코로나19·유가 등 외부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익 다각화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사실 대한항공은 여객과 화물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프랫앤휘트니(P&W)의 차세대 GTF(Geared Turbo Fan) 엔진 정비 협력체에 가입하며 정비 사업 부문을 확대할 것을 예고했다. GTF 엔진 정비 협력체 가입으로 대한항공은 첨단 정비 기술에 더해 정비 물량까지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올해 4월에는 도심항공교통(UAM) 사업 추진 특별팀을 만들고, 최근에는 UAM 시연에도 참여했다. 이에 더해 앞으로 5년간 320억원을 투입해 소형발사체용 공통격벽 추진제 탱크를 개발한다고 밝히며 지난 2013년 이후 철수하다시피 한 우주 사업도 다시 시작했다. 공통격벽 추진제 탱크는 기존 발사체의 부품 숫자를 줄이고 구조를 단순화해 무게와 제작비를 낮출 수 있게 해준다. 지난 22일에는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함께 2025년까지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고성능 스텔스 기술을 차세대 무인비행체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스텔스 무인전투기(UCAV, Unmanned Combat Aerial Vehicle) 개발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목표다.
 
문제는 이 같은 사업들이 빛을 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여객과 화물운송을 제외한 대한항공의 기타 부문 매출은 전체의 약 14%에 불과했다. 기업분석플랫폼 딥서치에 따르면, 항공기 엔진 정비 사업 부문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총매출의 1.9%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IT서비스 분야를 포함한 매출이다. 협력체 가입을 통한 친환경 엔진 정비 물량도 오는 2023년 3분기부터 유치할 계획이어서 관련 매출 증가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UAM과 우주·무인전투기 관련 사업도 2025년 이후에나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익 창출에는 수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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