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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 100일)끝나지 않은 이준석의 '전쟁'

'집권여당 100일'에 이준석 '가처분신청' 심문 예정

2022-08-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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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민의힘이 우여곡절 끝에 집권여당 100일을 맞았다. 내홍의 연속이었다. 이면에는 권력투쟁이 자리했다. 16일 비대위 출범을 공식화하며 당의 전열을 재정비했지만, 앞날 역시 가시밭길이다. 험난한 비포장도로를 예고한 이는 다름 아닌 이준석 전 대표다. 그는 지난 13일 격정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에 사실상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비대위 출범에 반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도 제출했다. '인용' 시 비대위 전환은 즉각 취소된다. '기각'되더라도 장외 여론전과 우군 확보에 전념,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공교롭게도 법원 심문은 집권여당 100일 기념에 맞춰 이뤄진다. '이준석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17일로 집권여당 100일차를 맞은 국민의힘은 '국민과 함께한 100일의 기록'이라는 백서를 발간하고,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100일 동안 국정과제를 뒷받침한 성과를 홍보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표정은 오히려 처참하다. 집권여당 100일을 축하해야 할 이날 오후 3시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선 이 전 대표가 당을 상대로 낸 가처분신청 심문이 예정돼 있다. 성접대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 전 대표는 지난달 8일 새벽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품위유지의무 위반 이유로 당원권 6개월 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데 이어 이달 16일 비대위 출범으로 당대표 직을 상실했다. 
 
1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과 자신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법원에서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 비대위는 출범과 동시에 해산된다. 이 전 대표는 당원권 정지가 끝나는 즉시 당대표 직에 복귀할 수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반면 가처분신청이 기각되면 비대위 출범의 마지막 걸림돌이 제기된다. 조기 전당대회 또한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이런 탓에 의원들의 눈과 귀는 벌써부터 법원으로 쏠렸다. 복수의 의원들은 "오늘 오전에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도 있지만, 솔직히 오후 가처분신청 심문이 더 궁금하다"고 입을 모았다. 
 
당내에선 가처분신청 기각을 점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전 대표는 비대위 출범 요건인 '비상상황' 규정에부터 동의하지 않는다. 나머지 요건인 '당대표 궐위'는 이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 직후 '사고'라는 유권해석과 함께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되면서 힘을 잃었다. 절차적 하자도 제기했다. '사퇴한 최고위원들'이 최고위에 참석,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소집을 의결한 데 따른 '모순'을 지적했다. 반면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의원총회를 통해 당이 처한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규정했고, 최고위원들은 사퇴하겠다고만 했을 뿐 실제로 사퇴서를 제출한 게 아니므로 최고위에 참석해서 상임전국위 등의 소집을 의결한 것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의 반격을 고려해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통해 당대표 직무대행도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당헌 개정까지 마쳤다. 
 
그럼에도 '기각'은 물론 '인용'에 따른 후폭풍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기각' 시 비대위 출범의 법적 하자는 해결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총질 당대표" 문자에서 확인되듯 정치적 배후를 의심받을 수 있다. 해당 문자 유출로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표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으며, 윤 대통령과 윤핵관이 결탁해 자신을 축출하려 한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반대로 '인용'될 경우 당은 또 다시 극심한 내홍에 빠질 수밖에 없다. 비대위 출범이 원천적으로 무효화되면서 이 전 대표가 다시 당의 중심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는 '윤핵관'과의 사생결단을 의미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우려다. 
 
이를 잘 아는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가처분신청이 기각된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다"고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윤핵관을 향해선 "이런 큰 일을 벌이고도 후폭풍이 없을 줄 알았느냐"며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윤핵관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전 대표는 "다음 주부터 더 많은 당원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공개하려고 한다. 온라인상의 당원 소통 공간을 제가 직접 키보드를 잡고 만들어내겠다"면서 "(당원권이 정지된)지난 한 달여간 전국을 돌면서 당원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당의 개혁과 혁신을 위한 방안을 담아내기 위해 책을 썼으며, 이제 탈고를 앞두고 있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이후 방송 출연 등 언론 인터뷰에 나서며 장외 여론전을 주도 중이다. 
 
16일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으로선 이 전 대표가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 공세의 화살을 쏟아내는 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 전 대표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이 XX, 저 XX' 발언을 처음으로 제기한 데 이어 16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윤 대통령이 대선 때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듣는 자리에서 저를 '이 XX, 저 XX'라고 이야기한 게 일부에게는 '지령'처럼 들릴 수 있었다"며 "그런 발언이 있으면 당내에서 나를 때리던 사람들이 귀신같이 나가 익명 인터뷰로 공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전날에는 윤 대통령이 자신을 가리켜 "백년 만에 나올 만한 당대표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저는 백년 만에 나올 만한 XX냐"고 반문하는 등 윤 대통령을 막말 프레임에 가두기도 했다. 20%대로 주저앉은 윤 대통령과 민주당에 정당 지지도를 역전 당한 국민의힘으로서는 곤욕이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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