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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연

'곡물 수출 협정' 파기한 러시아, '식량 무기화' 우려 가속

지난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를 통한 국물 수출 협정 체결

2022-10-3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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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위한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가운데, 이를 통한 '식량 무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서방국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흑해 곡물 수출 협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러시아의 결정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곡물·비료의 주된 수출 루트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러시아에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또한 보렐 고위대표는 다른 게시글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흑해 협정 및 우크라이나의 곡물·비료 수출을 보장하기 위한 조처의 조율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언급한 협정은 흑해를 지나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선박의 안전 보장을 골자로 한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협정이다.
 
앞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협정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해당 협정은 내달 19일까지 유지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전날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러시아는 협정 파기 결정을 두고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흑해함대를 공격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서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도적인 '식량 무기화' 계획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협정 파기 선언으로 국제 식량 가격이 급등하는 건 물론, 이로 인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쟁 초기인 지난 3월에 159.7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후 다소 안정세를 보였으나,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로를 통한 곡물 수출이 백지화되면 가격은 다시 오를 수 있다.
 
이를 우려한 서방은 러시아의 협정 파기 발표를 비난하며 협정 이행을 촉구하는 상태다.
 
폴란드 외교부는 이날 트위터에 "러시아의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중단 결정은 모스크바가 어떤 국제적 합의도 유지할 의사가 없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중재국' 튀르키예의 한 관계자는 "모든 대화 수준에서 러시아와 전화 외교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며 스푸트니크 통신은 이날 전했다.
 
오아나 룬제스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변인도 이날 "러시아가 결정을 재고하고 가장 필요한 이들에게 식량 공급될 수 있도록 (시한 연장을 위한) 협정 갱신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한 바 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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