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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혼합진료 금지, 물리치료사만 불똥

2024-02-16 13:28

조회수 : 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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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의사들은 물리치료실을 운영하며 돈을 버는 걸 기대하지 않죠. 어떤 곳에서는 계륵 같은 존재이기도 할 테고 어떤 곳에서는 수익 보조의 개념이기도 해요. 수술 후에 물리·재활 치료가 필요하니까요. 안 그래도 어린이 도수치료까지 들먹이며 이것저것 만들어 매출을 올리라고 하는데, 물리치료사들만 죽어나겠네요."
 
과거 병원에서 한솥밥을 먹던 물리치료실 실장이 대뜸 전화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1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중 하나로 도수치료 등 과잉진료 우려가 큰 '비중증 비급여'의 경우 비급여와 급여를 섞어 진료하는 '혼합진료'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어요.
 
대표적 과잉진료 사례로는 도수치료를 언급하자 물리치료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져 나온 거예요.
 
혼합진료 내용의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정한다는 입장이지만, 발표만으로도 각 물리치료실의 매출을 책임지는 실장들의 불안감은 커진 모습입니다.
 
혼합진료로 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하는 금액이 1600억원 정도로 큰 액수인 점을 감안하면 조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조정 과정에서 정책 입안자가 혼합진료 금지의 직격탄을 맞는 물리치료사들의 의견수렴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어요.
 
정형외과 의사들은 진료와 수술로 돈을 벌어요. 물리치료실의 매출은 사실 물리치료실장의 역할이에요.
 
정형외과 의사들이 수술을 하고 환자를 물리치료실로 보내면, 병원장은 기대한 것보다 더 많은 수익이 물리치료실에서 나오길 바라고 있어요.
 
최근 들어서는 소아청소년과를 연계해 자세교정 및 키 성장을 목적으로 어린이 도수치료까지 물리치료사들에게 배워오라고 하는 실정입니다.
 
의사들의 욕심과 정부의 일방적 정책, 중간에 낀 물리치료사들만 고통받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혼합진료 금지의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는 데는 반드시 물리치료사들의 목소리도 담겨야 할 것입니다.
 
사진은 물리치료 배우는 대학생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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