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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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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와 자회사 간 엇갈린 지분율 공시 왜?

2024-04-15 06:00

조회수 :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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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국내 기업인 A사는 정기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지난달 27일 총 7항목에 대한 정정공시를 내면서 2023년도 사업보고서를 대대적으로 수정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니 국제표준전산언어(XBRL) 기재 오류, 소 제기 관련 진행 경과 반영, 등기이사 자회사 겸직 상황, 물적분할시 자회사 이관 반영 등 정정 사유는 다양했습니다.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모회사인 B사의 지분율 오류였습니다. 지분율은 주총 의결권 행사에 있어 중요한 공시 내용입니다. 이를 처음부터 잘 못 기재해 다시 고치는 사례는 드문 편이죠. A사는 B사가 자사에 대해 확보한 지분율을 기존 18.05%에서 12.42%로 낮췄습니다. 수정 전과 비교하면 5.63%포인트로, 격차도 상당했습니다.
 
A사에 지분율을 수정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B사가 지난해 12월28일 국내 한 행동주의펀드와 A사에 대한 지분 5.63%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처음에는 이를 지분율에 반영했지만 실제 대금 결제일은 해가 넘긴 올해 1월3일이었기에 이를 다시 제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주식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매매를 체결했다고 주식이 계좌로 바로 들어오는 건 아니죠. 통상 2~3거래일이 지나야 본인 계좌로 주식이 들어옵니다. A사는 B사와 행동주의펀드 간 지분 양수 계약 체결 시점이 아닌 실제 양수 대금 결제일을 지분율 작성 기준으로 삼은 셈입니다.
 
그런데 B사는 A사와 생각이 달랐던 모양입니다. B사의 202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A사에 대한 지분율은 18.05%로 기재됐습니다. B사 관계자에 물었더니 "12월28일 대량 지분 거래 당시 내부에서 지분율을 어느 시점으로 잡고 표기해야 하는지 고민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양한 곳에서 자문을 받은 끝에 지분 양수 계약 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잡았다"고 답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지배회사와 종속회사는 통상 같은 회계기준을 적용하는 편입니다. 지분율도 예외는 아니겠죠. 혹여 투자자들이 이를 보고 혼란을 가질 수도 있어 금감원에 문의했는데 다소 허망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사업보고서상 지분율 표기와 관련해 직접적인 법적 기준이 없어 양사 모두 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희귀한 케이스다보니 법적 기준이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다"며 "관행상으로는 A사가 B사보다 더 맞게 지분율 공시를 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사례처럼 투자자들이 혼동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리도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모회사와 자회사 간 엇갈린 지분율 공시는 미비한 공시 제도로 발생한 일종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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