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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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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오심 은폐 논란'…이번엔 '갓중경고' 안 된다

신뢰 잃은 심판 판정…상당한 수준 조치 나와야

2024-04-18 22:03

조회수 :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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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스포츠 뉴스를 보다 화들짝 놀랐습니다. 경기가 생중계로 진행되는 가운데 심판들이 자신들의 오심을 은폐하려는 취지의 발언이 그대로 야구팬들에게 공개된 겁니다.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홈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에서 NC 이재학은 1스트라이크에서 삼성 이재현에게 2구째 직구를 던졌고 심판은 '볼'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ABS에는 '스트라이크'가 찍혔습니다. NC는 이재학이 공 3개를 더 던진 뒤 볼 카운트 3볼-2스트라이크가 됐을 때 이를 발견하고 심판진에 항의했습니다.
 
지난 14일 잠실야구장에서 2024 KBO리그 LG 트윈스 대 두산 베어스 경기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판진은 4심 합의를 거쳤지만 NC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규정상 다음 투구가 이뤄지기 전에 어필해야 하는데, '어필 시효'가 지난 겁니다.
 
문제는 이 다음입니다. 이에 앞서 심판들이 모여 나눈 대화 내용이 문제가 됐습니다. 1루심은 주심에게 "음성은 볼로 들었다고 하세요. 우리가 빠져나갈 건 그거 밖에 없는 거예요"라고 말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TV 중계로 전달됐습니다. 주심이 스트라이크 콜을 놓쳤고,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볼로 전달됐다'는 기계 오류로 하자는 겁니다.
 
이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5일 허구연 총재 주재하에 회의를 열어 해당 경기 심판들을 직무 배제하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심판들의 의도적 담합 정황이 있었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오심과 다릅니다. 다른 심판들, 나아가 한국 프로야구 리그 전체의 신뢰도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할 때 상당한 수위의 징계가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선 모든 심판 판정에 의구심을 가지더라도, 심판들은 억울해 할 수도 없습니다. 스스로의 권위를 깎아내리고 신뢰를 잃도록 자초했기 때문입니다.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심판들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어떻게 마무리 짓느냐는 한국 프로야구 리그 신뢰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전처럼 '엄중경고'로 문제를 끝내려 한다면 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사실 무거운 의미의 '엄중경고' 조치는 팬들 사이에서 '갓중경고'라고 희화화된 상황입니다. 사실상 유명무실한 조치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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