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명은

(영화리뷰)'월드워Z', 균형을 유지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2013-06-12 15:57

조회수 : 2,201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명은기자] '월드워Z'는 할리우드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에 대한 편견을 깨는 영화다.
 
가끔은 스토리텔링보다 의미없이 부수거나 난타하는 장면에 집중하는 할리우드 영화를 볼 때가 있다. 이것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매력으로 느껴질 때가 있지만 또 한편으론 메시지 전달이 약하다는 비판을 불러오기도 한다.
 
영화 '월드워Z'는 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피트가 주연과 제작을 맡은 대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큰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우리 나이로 쉰을 넘기고도 여전히 섹시한 남성미를 풍기는 데다 세계적인 이슈를 몰고다니는 섹시스타 안젤리나 졸리의 약혼자인 브래드 피트의 등장만으로도 영화는 따로 홍보가 필요치 않아 보인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사람들이 골목에서 뒤엉켜 밀려나오는 다소 엉뚱하고도 충격적인 장면을 담은 예고편이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그 이상의 특별한 기대 없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꽤나 신선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새롭거나 액션이 남다르기 때문도 아니다. '월드워Z'의 가장 큰 매력은 조화에서 찾을 수 있다. 재난 영화가 차용하기 쉬운 다큐를 집어 넣었고, 좀비를 등장시켜 스릴러를 가미했으며, 숨막히는 긴장감 속에서도 실소를 유발하는 엉뚱함이 숨어있다.
 
영화는 평온하게 시작한다. 세계 여러 분쟁지역을 경험한 군인 출신 전 UN 소속 조사원 제리(브래드 피트 분)의 네 가족이 아침 식사를 끝난 후 차를 타고 이동을 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혼란이 발생한다. 전세계를 위협하는 변종인류인 좀비의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좀비 바이러스는 사람이 사람에게 옮기는 무서운 전염성을 가지고 있어, 사랑하는 가족간에도 피할 수 없는 대결이 펼쳐지는 지독한 상황들을 연출하게 된다.
 
결국 UN 사무차장 티에리(파나 모코에나 분)는 제리가 인류의 대재난에 맞설 수 있는 적임자임을 깨닫고 그의 가족을 안전하게 돌봐주는 조건으로 그를 다시 불러들인다. 이로써 제리는 혼란의 원인을 찾아나선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그가 가장 먼저 파견된 곳은 바로 한국이다. 주한미군이 좀비에 대한 보고서를 처음으로 제출했기 때문이다. 밤 시간 어둠 속에서 평택 미군기지가 배경으로 등장할 뿐이지만 영화 초반부에 한국이 배우들의 대사 속에서 꽤 많이 언급된다. 또 북한에 대한 묘사도 곁들여져 흥미를 유발한다.
 
한국에서 별 단서를 얻지 못한 제리는 이후 이스라엘 예루살렘으로 향한다. 여기서 예고편에서 선보인 화제의 장면들이 대거 등장한다. 좀비의 공격을 막기 위해 높은 장벽을 쌓았지만 결국 한계를 드러내고 벽을 타고 올라온 좀비들의 공격에 내부에 있던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대규모 광장을 배경으로 전투용 헬기가 공중에서 무차별 폭격을 가하는 등의 장면들이 엄청난 스케일로 펼쳐진다.  
 
그런데 여기서 제리는 문제 해결의 단서를 발견한다. 바로 좀비들이 공격을 꺼리고 피해가는 사람들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좀비들이 가진 약점을 이용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일종의 위장술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영화는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지금부터 시작이다'라는 주인공 제리의 내레이션을 통해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슈퍼 영웅들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일반적인 결론과는 다소 거리를 둔 것이다.
 
관객들은 앞으로 닥쳐올 지도 모를 현실 세계의 재난을 정말 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떠안고 극장을 나와야 할지도 모르겠다.
 
20일 개봉. 상영시간 115분. 15세 관람가.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김명은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