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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

불황엔 감성으로 접근하라..자동차, 감성마케팅 '붐'

"감성 광고·행사 통해 판매량 향상 기대"

2013-06-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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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청각장애가 있는 어린 소년.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헤드폰을 항상 착용하고 다닌다. 어느 날 소년의 아버지와 친구들은 그를 음악실로 불러 의자에 앉힌다. 그 순간 소년은 시트의 진동을 통해 태어나 처음으로 음악을 느낀다. 음악이 온 몸의 전율로 전해진다.
 
현대차(005380)가 청각 장애인들이 음악을 느낄 수 있도록 특수 제작한 '쏘나타 터처블 뮤직 시트(SONATA Touchable Music Seat)' 광고의 줄거리다.
 
광고에 자동차는 단 한 장면도 나오질 않는다. 그럼에도 이를 보는 소비자들은 현대차의 쏘나타가 내뿜는 매력에 빨려들게 된다. 일체가 된다. 감성 마케팅(Emotional marketing)이다.
 
불황의 늪이 소비자 지갑을 얼어붙게 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감성 마케팅을 활용하는 빈도가 극히 높아졌다. 이성이 아닌 감성에 호소하면서 제품은 물론 이를 생산하는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제고시켰다.
 
선두주자는 국내시장의 '왕좌' 현대차다. 쏘나타 터처블 뮤직 시트를 전국 10개 농아학교에 기증하는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 사운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지난 19일 가왕 조용필의 신곡 '바운스(BOUNCE)'를 쏘나타 터처블 뮤직 시트에 맞는 전용 음원으로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르노삼성도 감성 마케팅에 있어서는 현대차에 뒤지지 않는다. 일찌감치 지난해부터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는 브랜드 광로를 시리즈로 내놓고 있다.
 
이나영, 유지태 등 인기 모델을 통해 경기침체로 구매 결정에 신중해진 소비자들에게 '보증합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제품 확신과 브랜드 제고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이다.
 
신발에 묻은 모래를 털고 차에 올라타는 등 차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을 통해 감성적 접근을 한 '차가 사람을 사랑할 때' 광고를 잇는 후속작이다.
 
자동차 업계는 감성적 접근을 광고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가족'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감성을 겨냥한 쌍용차의 '코란도 C와 떠나는 맛있는 캠핑'이 대표적 예다.
 
쌍용차(003620)는 가족 단위 캠핑 문화 확산에 따라 오는 22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양평 별자리 캠핑장에서 고객 초청 캠핑을 열고 가족, 그들만의 자리를 마련한다.
 
인기가수가 참여하는 '코란도C 미니콘서트' 와 '아이들도 좋아하는 나만의 김치요리 레시피'를 주제로 요리 콘테스트도 곁들인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코란도C 보유 고객들에게 가족 간 우애를 느끼는 시간을 제공하고, 동시에 코란도C와 코란도 투리스모의 홍보 효과도 겨냥했다"고 말했다.
 
특히 쌍용차 보유 고객에 한정시킴으로써 회사와 고객과의 일체감을 극대화시키는 한편 충성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업계가 이처럼 감성 마케팅에 힘을 쏟는 것은 경기 침체로 감소한 자동차 판매량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불황일 때 감성마케팅 효과가 더욱 높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 
 
한 마케팅 전문가는 "불황에는 불안한 마음으로 심리에 공백이 생겨 따스함 등 인간애를 찾게 된다"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광고 마케팅은 분명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 터처블 뮤직시트 등의 감성광고로 최근 판매량이 줄은 쏘나타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려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도 "경기침체로 감소한 중·대형차와 소형차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보증합니다' 광고를 실시 중"이라며 "사람 중심 마케팅이 고객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효과적이라 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19일 가수 조용필의 신곡 '바운스'를 청각 장애인들이 음악을 느낄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쏘나타 터처블 뮤직시트에 맞는 전용 음원으로 제작했다(한 어린이가 쏘나타 터처블 뮤직시트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제공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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