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외국계에 삼성전자 실적전망 2연패 '망신살'

[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삼성전자(005930)의 실적전망을 놓고 벌어졌던 국내외 증권사들 간의 대결에서 외국계가 또다시 이겼다.

 

국내 증권사들은 외국계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8조원대로 추정한 것과 달리 9조원대를 지켜낼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예상밖 결과에 신뢰도에도 큰 흠집이 생기게 됐다.

 

삼성전자는 7일 지난해 4분기에 영업이익 8조3000억원(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6.1% 감소한 것으로 전분기로는 18.31%나 급감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외국계와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이 엇갈리면서 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다.

 

외국계 증권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2일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8조원대 중반으로 예상하는 보고서를 냈다. BNP파리바도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8조7800억원대로 전분기 대비 14%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실적 쇼크 전망으로 최근 6거래일 동안 10% 가까이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20조원이나 증발하는 등 패닉 상태에 몰리기도 했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삼성전자의 실적부진이 불가피하지만 9조원대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2개 증권사가 추정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조4000억원 수준이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NH농협증권(016420)이 9조1000억원, 아이엠투자증권 9조6000억원, KTB투자증권(030210) 9조5000억원, 신한금융투자 9조5000억원, 메리츠종금증권(008560) 9조4000억원, 우리투자증권(005940) 9조3000억원, KDB대우증권(006800) 9조3000억원, 교보증권(030610) 9조2000억원 등이다. 유진투자증권(001200)은 10조540억원을 추정해 가장 전망치가 높았다.

 

국내 증권사들은 외국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정확한 삼성전자의 4분기 이익 추정치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보고서의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 7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전망에서도 외국사에 완패했던 경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