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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시승기)티볼리 너도 타볼래?

2015-0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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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요즘 가장 핫한 자동차는 뭐니뭐니해도 '티볼리'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쌍용자동차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차인데다 '쌍용차 실업자가 복직되면 비키니 입고 춤이라도 추겠다'는 가수 이효리가 무료 광고 모델을 제안했었다는 사실까지 공개되면서 대중들의 관심이 더해졌다.     
 
지난 21일 티볼리 자동 6단 LX 최고급형을 타봤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마리나 요트에서 파주 해이리까지 조수석에 탑승했고, 반대로 올 때는 직접 운전했다.
 
티볼리의 첫 인상은 타사의 특정 모델을 떠오르게 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전면은 마치 남성화한 '쏘울'을, 후면은 '미니쿠퍼'를 연상케했다.
 
◇티볼리 전면과 후면 모습(사진=쌍용차)
 
내부로 들어가 보니 우선 수납공간이 눈에 띄었다. 소형차량임에도 곳곳에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다. 운전석과 동승석에 마련된 도어포켓에는 각각 음료 2잔을 놓을 수 있게 돼 있고, 뒷자석에도 대용량 컵홀더 2개가 마련돼 있다. 지갑·스마트폰 등 작은 물건을 둘 곳에 대한 배려는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다소 큰 물건을 위한 자리가 마땅치 않은 것은 아쉬웠다.
 
동승석 앞에 마련된 글로브박스는 위아래 폭이 좁은 대신 깊게 만들어져서 몸을 깊이 숙여야만 사용이 가능했다. 쌍용차는 팜플렛을 통해 글로브박스에 노트북이 들어간다고 광고하지 있지만, 13.3인치 노트북이 들어가지지 않았다.
 
아울러 뒷자석에 마련된 포켓은 끈으로 돼 있어서 신문이나 책은 넣는 데 무리가 없지만 볼펜이나 자잘한 물건들은 그 자체로는 수납이 어려워 보였다.
 
뒷좌석의 경우 짐 수납공간을 넓히기 위해 앞으로 접히는 것은 가능하지만 뒤로 젖히는 것은 불가능하다. 뒷좌석에 장시간 탑승할 경우 허리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구조다.
 
동급인 르노삼성의 'QM3'나 쉐보레의 '트랙스'에 비해 실내공간은 확실히 더 넓다. 175센티의 남성이 뒷자석에 탔을 때 무릎과 앞좌석 공간이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아무래도 소형차다보니 뒷자석에 성인 남녀 3명이 함께 앉기에는 비좁았다.
 
]◇티볼리 앞좌석 뒷면에 끈으로 마련된 적재공간들(사진=뉴스토마토)
 
뒷자석 폴딩을 하면 트렁크 적재 공간이 넓어져서 골프채 등을 실을 수 있다. 하지만 뒷자석을 완전히 접는다고 해도 평평하게 되는 게 아니라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접힌 상태에서 침대처럼 눕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
 
차량 내부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시트색은 블랙·베이지·레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레드의 경우 빨강과 주황 사이의 어중간한 컬러여서 개인적으로는 다소 촌스럽게 느껴졌다. 실내시트는 디자인만 봤을 때는 푹신할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운전석에 앉아봤다. 차체가 높다. 그만큼 시야각이 넓어서 운전하기 편했다. 하지만 높은 차체 때문에 코너링할 때의 쏠림 현상과 방지턱을 넘어갈 때의 충격은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졌다. 쌍용차도 이를 인지했는지 세미 버킷시트에 이경도 패드를 적용해 코너링 시 기댈 수 있도록 했다. 
 
티볼리에는 레이싱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디컷(D-cut) 스티어링 휠이 적용됐다. 핸들은 타원형이 아니라 하단이 반듯한 형태다. 덕분에 무릎 공간에 여유가 있다. 단순히 디컷에 그치지 않고 원형 부분을 비정형 타원으로 만들었다. 덕분에 그립감이 매우 뛰어나다. 장시간 운전시에도 휠 중간 중간 튀어나온 부분들 덕에 팔의 피로도가 덜하다.
 
티볼리에는 '스마트 스티어' 기능이 있다. 고속주행 시 안정적인 조향성을 부여하는 '스포츠', 일반 운행할 때 '노멀', 주차 및 시내주행 등 저속 주행시 '컴포트' 등으로 구분돼 있으나 개인적으로 차이를 느낄 수는 없었다.
  
평소 운전할 때 음악을 많이 듣기 때문에 시동을 켬과 동시에 USB를 단자에 꽂고 오디오 음량부터 체크했다. 음량이 기본적으로 작다고 느꼈다. 차가 멈춰있을 때는 보통 전체 볼륨의 20%로 설정해도 충분히 잘 들린다고 느껴지지만 티볼리는 유독 작게 들렸다. 주행 중에는 오디오 음량을 60% 정도로 올려야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 을 수 있었다.
 
◇디컷(D-cut) 스티어링 휠(사진=쌍용차)
 
핸들이 묵직하지 않고 차체도 가벼운 느낌이 든다. 브레이크는 예민했다. 새 차 대부분이 브레이크가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짧은 시승만으로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운전을 하는 동안 갑작스럽게 브레이크를 밟아도 제동력이 좋았다. 쌍용차 측정 기준에 따르면 시속 100Km/h로 달리는 차의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제동거리는 41.6센티에 불과하다. 대형 사이즈의 전·후륜 디스크 브레이크가 그 비결이다.
 
차량을 운행하다가 신호에 걸려 멈춰있을 때에는 정말 조용했다. 음악을 껐을 때는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다. 대시보드 위에 물을 담은 패트병을 뒀는데 드라이브(D) 모드일 때나 중립(N)일 때 모두 떨림이 경미했다. 
 
티볼리는 1.6리터 가솔린 엔진에 최대출력 126마력을 갖췄다. 정지상태에서 악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으면 4초 정도 후에 rpm이 3000~4000으로 올라간다. 바닥과 악셀레이터의 간격이 좁은 탓에 운전자가 악셀을 다 밟았음에도 차는 뒤늦게 반응하는 느낌이 든다.
  
악셀을 끝까지 밟고 일정 시간 속력을 유지했더니 150km/h까지 올라간다. 변속에 의한 충격은 없지만 소음은 크다. 110km/h 이상에서는 창을 닫고 주행하고 있을 때 비교적 주파수가 높은 소리인 풍절음이 크게 느껴졌다.
 
아웃사이드 미러는 볼록거울로 돼 있어 시야각이 넓다. 운전을 이제 막 시작한 초보자에게는 차선을 변경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운전이 미숙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차선 변경할 때 미러를 를 통해 확인하면서도 혹시 어딘가에 차가 또 있지 않을까 싶어서 고개를 돌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볼록거울이라면 앞을 보며 운전할 수 있을 것 같다.
 
◇클러스터(사진=쌍용차)
 
티볼리가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클러스터의 색을 기분에 따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외각 원은 빨간색으로 고정돼 있고 내부 원은 블랙·옐로우·화이트·블루·스카이블루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운전을 하다가 눈이 부시다 싶으면 클러스터 조명은 켜거나 끌 수 있고, 야간과 주간에 따라 밝기를 조정할 수도 있다.
 
클러스터 조명은 단순히 디자인적인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제한속도 위반을 경고해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최대 속도를 80킬로로 지정해두면 이 속도를 초과했을 때클러스터가 반짝거리면서 운전자에게 신호를 보낸다.
 
열선 스티어링힐은 너무 뜨겁지도, 그렇다고 미지근하지도 않게 적당한 온도다. 히팅시트는 두 단계로 온도를 설정할 수 있다. 히터 공기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은 열선 스티어링힐과 히팅시트를 함께 가동한 후 얇은 담요를 무릎에 덮으면 유용하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은 HID 헤드램프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평소 야맹증이 있어서 남들보다 밤에 볼 수 있는 시야각이 좁아서 야간 운전을 다소 두려워하는데, 티볼리는 HID 헤드램프를 조정해서 잘보이지 않은 부분을 비출 수 있어서 야간 운전도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산속처럼 불빛이 없는 곳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차량 구매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연비를 살펴보자. 여의도에서 해이리까지 왕복 약 190km를 평균 90km/h의 속도로 운전했다. 시승인만큼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악셀레이터를 한번에 밟는 등 여러 상황을 가정해서 운전했다. 복합연비는 11.0km/ℓ가 나왔다.
 
차량선택시 가장 중요항목 중 하나인 안정성은 합격점을 주고 싶다.
 
티볼리는 주요 10곳, 전체의 71.4%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했다. 두께가 얇아서 차랑의 중량을 줄였고 강성과 강도를 높여 내구성을 높였다. 
 
◇7개의 에어백이 장착된 티볼리(사진=쌍용차)
 
아울러 동급 최초로 차량 내부에 7개의 에어백을 설치했다. 운전석 정면과 무릎, 왼편 3개와 동승석 정면 및 오른편 2개, 또 차량 좌우 창문 2개씩 배치돼 있다. 여기에 듀얼 프리텐셔너 시트벨트와 CLT(Clamping Locking Tongue)까지 더해졌다. 충돌 시 안전벨트가 가슴과 골반부분을 잡아줘서 상해를 최소화 시켜준다.
 
아울러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하면 운전 중 전화기를 손으로 조작하지 않고 차량 오디오를 통해 통화할 수 있다.
  
티볼리는 소형 SUV이지만 운전을 보조해주는 각종 편의기능이 적용됐다. ▲전후방 범퍼에 내장된 센서가 장애물을 감지해 경보음을 알려주는 전후방 장애물 감지시스템 및 후방카메라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 ▲급정거 시 비상등을 점등시켜 뒷차에게 알려주는 급제동 알림시스템(ESS) ▲빗길·눈길 등 어려운 환경에서 엔진 출력과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제어해 안전운전을 도와주는 차량자세 제어시스템(ESP)▲타이어 공기압 자동감지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전장 4195mm, 전폭 1795mm의 작은 몸집 덕에 주차가 편하다. 후진 시 후방카메라가 작동해서 사각지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주차 라인에 맞출 수 있도록 라인이 그려져 있다. 차에서 내려 스마트키로 문을 잠그면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접힌다.
 
티볼리를 구매할 때 단색의 경우 선루프를 장착할 수 있지만 투톤 익스테리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생애 첫 차'라는 슬로건에서 엿볼 수 있듯이 티볼리는 2535세대를 주 구매대상으로 정한 엔트리카다. 타깃팅을 현명하게 했다고 판단된다. 
 
운전면허를 딴 뒤 처음으로 자기 차를 소유하는 사람이라면 전천후로 제공하는 운전편의성으로 인해 두려움 없이 운전할 수 있을 것이다. 내부 인테리어 마감 등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운전이라는 본연의 기능과 안전면에서 첫 차로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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