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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CES2016)진화는 계속된다…TV, 이제는 화질경쟁

한·중·일 삼국지에서 한·중 양자대결로 재편…퀀텀닷이냐 올레드냐

2016-01-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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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의 꽃'으로 불리던 TV 기술의 진화도 무대를 꾸미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스마트카와 드론, VR, 3D프린터 등 미래를 앞당길 혁신기술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관심은 예전만 못했지만 경쟁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는 평가다. 
 
우선 글로벌 TV시장의 터주대감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전시부스 전면을 대형 디스플레이로 꾸미며 화려한 색채를 뽐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을 입힌 SUHD TV, LG전자는 올레드TV로 압도적인 화질을 자랑했다. 적용된 디스플레이 방식은 다르지만 양사 모두 UHD얼라이언스로부터 UHD HDR 기준에 부합한다는 공식인증을 받았다.
 
일본 TV업체 중에서는 소니만 신제품을 전시했다. 4K 브라비아 LCD TV 'X 93D' 시리즈로, 삼성과 LG의 기술과는 다시 격차가 벌어졌다는 평가다. 샤프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TV사업을 철수한 데 이어 파나소닉·도시바 등도 사업 규모를 축소하며 더 이상의 추격전을 어렵게 했다.
 
중국업체 중에서는 하이센스가 지난해 샤프에게 인수한 멕시코 TV 공장 생산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TCL은 퀀텀닷 기반의 4K TV를 선보였다. 기술은 현격히 진보했다는 평가다. 출격하지 않은 샤오미 등까지 감안하면 과거 한·중·일 삼국지에서 한·중, 양자간 대결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열린 IFA 때와 가장 다른 점은 중국업체들의 TV 화질이 우리를 많이 쫒아왔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8K나 HDR을 도입한 곳도 있다"며 "화질 차이는 있지만 기술과 디자인 면에서 격차가 많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CES2016에서 삼성전자가 2016년형 SUHD TV를 선보였다. 사진/삼성전자
 
과거 TV 업체들이 화소 경쟁에 치중했다면 이번 CES에서는 하이 다이나믹 레인지(HDR) 기술과 슬림한 디자인이 대세였다. HDR은 밝기와 명암비 등을 높이고 더 생생한 색상을 구현함으로써 영상의 표현 가능 범위를 극적으로 확대한 기술이다.
 
제조사별로는 차이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영화감독이 마스터링할 때 기준이 되는 밝기인 1000니트(nit)를 기준으로 밝기를 설정했다. TV를 보는 환경의 85%는 밝다는 점을 고려해 빛으로 인한 반사도 최소화했다. 이에 반해 LG전자는 어두운 암실에서 블랙을 강조하며 HDR을 표현했다. 소니의 경우 4K HDR이 구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100% 활용해 4000니트의 '백라이트 마스터 드라이브'를 선보였다.
 
LG전자는 CES2016에서 차원이 다른 올레드 TV 112대로 구성한 '밤하늘의 별' 전시공간을 꾸몄다. 사진/LG전자
 
디스플레이 진영은 극명하게 양분화된 모습이다. 삼성은 퀀텀닷을, LG는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삼고 있다. 한국의 디스플레이를 채용하는 중국도 엇갈렸다. 하이센스와 TCL 등은 퀀텀닷 진영인 반면 창홍, 콩카, 하이얼, 스카이웍스 등은 올레드TV를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놓고 삼성과 LG의 주도권 싸움도 이어졌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레드는 생산성과 가격경쟁력,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고 수익성이 확보되면 그때 가서 어떤 게 나은지 판단할 것"이라고 신경전의 포문을 열었다.
 
LG도 가만 있지 않았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바로 다음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트업체들이 대체로 퀀텀닷을 적용하고 있고, 우리도 (기술적으로)가능하다"며 "하지만 퀀텀닷 발광의 효율성은 검증되지 않았다"고 응수했다.
 
퀀텀닷 기술은 10억분의 1의 미세한 입자로 순수한 색과 밝기를 표현한다. 삼성전자는 그간 UHD TV가 콘텐츠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LG전자와 함께 올레드TV에 힘을 쏟았다. 그러다 방향을 선회, UHD TV 경쟁에 뛰어들었다. 일각에서는 수율의 문제로 이를 해석했다.
 
반면 올레드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 발광 소자로 색상을 구현한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TV 패러다임을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올레드로 전환키로 결정하고, 시장 개척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쏟았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슬림이 대세였다. 과거에는 플라스틱에 메탈을 적용했으나 최근에는 리얼 메탈을 쓰는 게 중요한 트렌드로 부상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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