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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재정으로 끌어올린 성장률…한은 2.2% 전망치 달성하나

일본발 수출악재 포함 대내외 리스크 산적, 정부 전망치는 어려울 듯

2019-07-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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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1.1%로 나타난 것은 정부의 과감한 재정집행과 1분기의 기저효과 덕이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주도한 덕에 1%대 성장률을 간신히 맞췄지만 하반기는 낙관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달 초 정부가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2.4~2.5%) 달성은 이미 힘들어진 상황이라, 한국은행 전망치(2.2%)를 달성하느냐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제작=뉴스토마토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0.4%로 역성장을 기록했던 데서 1.1% 성장으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 2017년 3분기 1.5%를 기록한 이후 7분기 만에 최고치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2.1% 성장세를 보여 시장에서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가 강력하게 작용했던 2분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이렇다할 경기 회복 요인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분기에 이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걱정했던 데 비해서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수치"라면서 "1분기 성장률 쇼크를 기록했던 만큼 그에 따른 기저효과가 2분기 성장률로 나타난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 수출과 민간 투자가 살아난다고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2분기 정부의 GDP 성장기여도는 1.3%포인트로 1분기(-0.6%포인트)보다 확대된 반면,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1분기 0.1%포인트를 기록했던 데서 -0.2%포인트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1%포인트로 우리 경제 성장세를 갉아먹었다. 
 
당초 정부는 상반기에는 성장이 둔화되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회복되는 '상저하고'를 전망해왔다. 미중 무역분쟁이 진정되고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면 수출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대외 불안요소가 등장했다. 우리 경제의 복병으로 떠오른 일본의 수출규제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2분기 경제 활동에는 일본과의 무역마찰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통해 성장 경로를 만들어내면 민간이 경기 회복에 반응을 보이고, 그로 인해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 통상적인 경로다"라면서 "이런 조짐이 보이려던 찰나에 일본의 수출 규제가 생겨 상황이 더 어려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이달 초 전망한 2.4~2.5%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진단에 무게가 실린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2분기 경제성장률 회복세는 사실상 1분기에 의한 기저효과라, 작년과 비교하면 높다고 볼 수 없다"며 "민간에 의한 성장 동력이 강해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긴 힘들다. 올해 2.4~2.5%의 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은 거의 100%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최근 하향 조정한 경제성장률 전망치(2.2%)도 달성을 장담하긴 힘들다. 김소영 교수는 "한은 전망치 수준으로 성장하는 것도 지금으로서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우리 경제성장률이 2.2%를 기록하려면 남은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전분기 대비 0.8∼0.9%의 성장세를 보여야 한다. 
 
더욱이 한은은 이달 수정 전망치를 발표하며 정부의 추가경정 효과를 이미 반영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 "추경이 제때 통과되지 않는다면 산술적으로 그만큼 전망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뎌지면 한은이 연내 추가 금리인하를 고려할 것이란 전망도 일찌감치 제기된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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