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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북미 '물밑대화' 속 실무협상 재개 촉각

국정원 '내달초' 예상속 아직은 잠잠…트럼프 "한반도 평화, 한미 공통목표"

2019-11-0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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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국가정보원이 지난 4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늦어도 내달 초에는 북미 실무협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힌 가운데 가시적인 움직임이 있을지 주목된다. 북미가 물밑접촉을 통해 비핵화와 상응조치 관련 이견을 어디까지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5일 "북미가 끈을 놓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물밑접촉은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표면상으로는 (북미 대화가) 교착상황이지만, 물밑에서 일정한 교감이 이뤄지면 북한도 마냥 소극적으로 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상당히 적극적인 태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들어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북미 양국은 지난달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깊은 수준의 의견교환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올 것을 요구하며 연말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북한 입장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결과물이 필요하다. 홍 실장은 "연말 내로 북미대화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북한이 공언했던) '새로운 길'을 가고 싶지 않지만 가야만 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북한 고위관계자들이 내놓는 발언에 '실무협상을 통해 합의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내포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지난달 24일 담화에서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싶다"고 말한 데 이어 27일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이 자기 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끌기를 하면서 이해(올해) 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북 외무성 대변인이 5일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관련 조선중앙통신 기자에게 답변하는 방식으로 "대화의 문이 좁아지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일반적인 수준의 대응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4일 오후(현지시간) 방콕 임팩트포럼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 중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자신의 모친상에 애도를 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도 북한과의 대화 여지를 남기고 있다. 북미 실무협상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아온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최근 부장관에 지명된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비건 지명자가 계속 북핵협상을 이끌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건 대표가 부장관으로 임명되면 현재 태스크포스(TF) 형태인 국무부 북핵협상팀의 부서 내 역량과 위상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김 위원장과의 친분관계를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북한은 현 북미대화 교착상황의 원인으로 미국 측 실무자들의 태도를 비난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태국 방콕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한 모친상 위로서한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한미 양국은 비무장지대(DMZ) 이남과 이북에 있는 가족들이 재회하는 그날을 위해 변함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향후 협상전망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지난 1년 반에 걸친 협상결과 아무런 진전을 만들어내지 못하자 워싱턴에서 북미협상에 가지는 관심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은 '언제 어디든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계속 낼 것이지만 북한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사전에 완화할 가능성은 없어보인다"고 언급했다. 우 센터장은 "실무협상이 다시 열린다고 해도 북한이 재차 정상회담을 촉구하기 위한 구실로만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켄터키주 렉싱턴으로 선거 유세를 떠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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