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김백겸 기자] 지난 4월 CU 진주물류센터 파업 현장에서 대체차량을 막아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조합원을 치어 숨지게 한 대체차량 운전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을 두고 사측과 노조의 극단적인 갈등 속에서 발생한 참사의 책임을 운전자 개인에게만 지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18일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1부(재판장 이승일 부장판사)는 CU 진주물류센터 파업 당시 대체차량 운전자 A씨에 대해 상해치사 등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해당 사고는 4월20일 경남 진주에 위치한 CU물류센터 앞에서 원청인 BGF리테일 측과의 교섭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하던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사측에서 투입한 대체차량을 막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다만 검찰의 기소와 법원의 재판 과정에선 정상이 많이 참작된 걸로 보입니다. 사고의 책임을 대체차량 운전자에게만 물을 수는 없다고 본 겁니다. 실제로 경찰은 A씨에 대해 살인 및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했지만, 검찰은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변경해 기소했습니다.
재판부 역시 "(사망사고의) 고의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며 "A씨는 경찰 지시에 따라 차를 몰았으며, 조합원들이 달려들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했습니다. 사고의 원인이 운전자 개인뿐만 아니라 경찰의 무리한 통제와 노조의 대치 상황에도 있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A씨에게 검찰이 구형한 징역 3년보다 낮은 형을 선고했습니다. 사망한 조합원의 유가족이 A씨의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점도 양형에 반영됐습니다.
지난 4월22일 오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 인근에 화물차량이 세워져 있다.(사진=뉴시스)
그럼에도 노조와 경찰, 사측은 사고의 책임 소재를 두고 여전히 다른 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화물연대는 19일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은 단순한 교통사고 사건에 대한 판결이 아니라, 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를 외면해 온 원청과 이를 방치해 온 국가가 만들어 낸 사회적 참사에 대한 판결"이라며 "법원은 노동자의 죽음이 가진 사회적 무게를 외면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노동계는 이번 사건은 경찰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당시 경찰은 대체차량의 출로 확보를 위해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물류센터 입구에서 밀어내자, 대체차량이 급히 빠져나오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반면 경찰은 노조의 과격 행위에 책임을 두는 모양새입니다. 실제로 당시 현장에 있던 화물연대 조합원 중 일부는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17일 진주지원 형사1단독(강미희 판사)은 현장에서 흉기를 들고 경찰관을 위협한 조합원에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승합차를 몰고 경찰관에게 돌진한 조합원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BGF리테일 측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이 사건의 책임엔 선을 긋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측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화물연대와의 합의로 해결된 사안"이라며 "사건에 대해서는 BGF리테일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어떤 입장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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