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사모펀드 사기 유죄’ 파기환송…"1심 무죄 뒤집으려면 증인신문 다시"
1심은 피해자 진술 신빙성 배척…2심은 추가 증거조사 없이 신빙성 인정
대법 "1심 판단 의문 들더라도 추가 증거조사 해야…'공판중심주의' 오해"
2026-06-22 11:59:48 2026-06-22 14:35:47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원금 보장과 고정 수익이 보장되는 사모펀드 투자를 빙자해 대학 동창으로부터 1억33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습니다. 대법원은 항소심 재판부가 1심에서 신빙성이 배척된 피해자 진술에 관해 증인신문 등 추가적 증거조사 없이 서류 기록만으로 뒤집어 유죄를 선고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사진=뉴시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8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A씨는 2016년 사모펀드 상품에 가입시켜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대학 동창인 피해자에게 "원금과 고정 이율 수익이 보장되는 사모펀드 상품에 가입시켜 주겠다"며 약 4년간 8차례에 걸쳐 총 1억3300만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범행 당시 A씨는 약 2억원의 개인 채무가 있어 투자금을 개인채무 변제 및 생활비 등으로 사용할 목적이었던 걸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2024년 10월 1심은 A씨에 대해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피해자가 송금 당시 투자약정서, 계약서, 약정서 등을 작성하지 않은 점 △피해자가 A씨에게 이런 서류를 요청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A씨가 피해자를 기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그런데 동일한 증거 관계에도 불구하고 2심 재판부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A씨가 투자금 대부분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점 등을 들어 A씨가 피해자를 기망해 투자금을 편취했다고 봤습니다. 특히 A씨가 피해자에게 확정 이율에 따른 수익금을 매월 지급했고, A씨와 피해자가 특정 사모펀드에 투자된 걸 전제로 대화를 나눈 정황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반면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약 4년에 걸쳐 1억3300만원을 투자하면서도 계약서나 가입증명서를 전혀 받지 않았고, 투자금 역시 사모펀드 회사 계좌가 아닌 A씨 개인 계좌로 송금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아울러 피해자가 과거엔 다른 사모펀드에 모친 명의로 투자계약서를 쓰고 직접 투자한 경험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둘러싼 의문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무엇보다 대법원은 2심의 심리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은 추가적인 증거조사 없이 공판기일을 1회에 종결했다"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1심 판단에 의문이 들더라도, 위에서 본 사정만을 들어 곧바로 1심 판단을 뒤집을 것이 아니라 피해자를 증인으로 다시 신문하여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원심의 판단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 원칙, 항소심의 심리 및 재판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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