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이재용 회동…막판 조율 호남 반도체팹 관건은?
삼성·SK 지방 투자 임박…호남 반도체벨트 기대감
김용범 ‘새 클러스터 조성’ 언급에 광주 후보지 부상
2026-06-25 15:59:31 2026-06-25 17:06:47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회동을 계기로 호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이 막판 조율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가 이달 말 대규모 지방 투자 계획 발표를 준비 중인 가운데, 당초 후공정 중심으로 거론되던 호남 투자가 전공정 생산시설(팹)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결국 전력·용수 확보 여부가 투자 규모와 입지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G7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이던 이재명 대통령이 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주요 산업 투자 현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재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토공간 대전환 민관 합동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지방 분산 전략과 맞물려 호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방안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관련 투자 계획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반도체 지방 투자와 관련해 “논의의 마무리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며 “확정되면 기업들과 관계 부처가 함께 국민들께 설명드리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기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부를 이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클러스터를 만드는 개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실장이 ‘호남 반도체 투자설’에 대한 투자 발표 시점과 방식을 언급하면서 사실상 정부 구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업계에서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당초 패키징과 테스트 등 후공정 중심의 투자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최근 들어 전공정 생산시설까지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실제 전공정 팹이 들어설 경우 투자 규모는 수십조 원대로 확대될 수 있으며 지역 경제 파급 효과도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SK하이닉스(000660)가 전공정 투자를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재 광주 지역에서는 군공항 종전 부지와 첨단3지구,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등이 주요 후보지로 거론됩니다. 군공항 종전 부지는 약 250만평 규모로 대형 클러스터 조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첨단3지구는 국가 AI 데이터센터와 AI 집적단지 등이 위치해 연구개발 인프라 연계가 가능하며, 빛그린국가산단은 기존 산업 기반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번 투자가 단순 패키징 등 후공정이 아닌 전공정 팹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력과 용수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전공정은 웨이퍼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전기와 초순수(일반적인 물 속의 무기질, 미립자, 박테리아, 미생물, 용존 가스 등을 제거한 고도로 정제된 물)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인프라 집약 산업으로, 안정적인 공급 체계 구축 여부가 투자 결정의 핵심 조건으로 꼽힙니다.
 
특히 전력의 경우 광주·전남 지역이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반도체 공장이 요구하는 대규모 산업용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송전망과 변전소 등 추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합니다. AI 반도체와 첨단 메모리 생산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력 수요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도 필수적입니다. 첨단3지구의 경우 장성호와 인접해 있고 영산강 수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으로 꼽힙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제 전공정 팹이 들어설 경우 현재 수준의 공급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추가 취수 시설과 용수 공급 인프라 구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정에 직접 필요한 전력·용수 외에도 인재 확보와 인허가 절차 단축, 정주 여건 개선 등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다만 실제 투자 규모와 공정 범위는 아직 유동적입니다. 업계에서는 후공정 중심 투자에서 전공정 팹까지 확대될 경우 수백조 원대 투자가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전력망 구축과 용수 공급 계획, 인허가 절차 등이 선결돼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은 대규모 부지뿐 아니라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환경·안전 기준 충족 여부가 핵심”이라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 여부는 얼마나 빠르게 인프라를 갖출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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