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노조, 10년에 파업 수순…노동위에 조정신청
회사와 ‘서열 문제’ 갈등
파업 시 필수업무는 유지
2026-09-08 14:42:06 2026-09-08 14:42:06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10년 만에 조종사 파업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KAPU)은 2024년 단체협약 및 2025년 임금협약 교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지난 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주기되어 있는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뉴시스)
 
노조가 조정을 신청한 건 지난 2015년 12월 이후 11년 만입니다. 노조는 당시 임금협상에서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이듬해인 2016년 12월에 7일간 파업을 벌인 바 있습니다.
 
이번 교섭의 최대 쟁점으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합병에 따른 조종사 서열(시니어리티) 문제가 꼽힙니다. 노조는 단체협약 제24조가 “회사는 노사 합의로 정한 운항승무원 서열순위 제도를 준수한다”고 규정하는데도 사측이 일방적으로 서열 안을 마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는 “기장 임명일은 기본급 체계는 물론 선임기장·수석기장 수당의 기산점이 되고, 그 격차는 정년까지 누적된다”며 “서열의 근거를 당사자들이 납득하지 못한 채 확정되면 그 불신은 결국 조종실 안으로 옮겨간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쪽은 “회사는 외부 컨설팅 등을 통해 대한항공 조종사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승진 서열안을 마련했다”며 “그러나 조종사노조는 자신들이 무조건 아시아나항공 출신 조종사보다 먼저 승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기존 경력과 자격을 모두 인정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종사노조는 자신들의 이기적인 요구를 관철하고자 쟁의조정 절차를 악용하는 것”이라며 “합리적 승진 기준 하에 누구를 승진시킬 것인가는 사용자가 가지는 고유한 인사권으로, 이번 노동쟁의 조정 신청 사항은 조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대한항공은 “통합 과정에서 대한항공 조종사의 기존 기장승격 요건 및 내부 상대 서열은 그대로 유지된다”며 “현재 양사의 군 경력·민간 경력 조종사 간 내부 서열을 그대로 유지하여 불필요한 혼란을 방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조정 신청에는 임금 인상, 비행 후 휴식, 비행 수당 산정 기준 등 안건도 포함돼 있습니다. 노조는 임금을 3.3% 인상하고 10시간 이상 비행 후 현지 30시간 휴식을 전 노선에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출근 시각부터 비행 수당을 산정해달라는 입장입니다.
 
노조는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회장 자택 인근 등에서 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노조에 따르면 조정 기간은 신청일로부터 15일이며 노사 합의로 15일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노조는 앞선 4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찬성 80%로 가결이 확정된 만큼, 이 기간에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합법적인 쟁의권을 갖는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필수공익사업 특성상 쟁의행위에 들어가더라도 노사가 정한 필수 유지업무 수준의 운항은 유지됩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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