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해 연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입방아에 오르고 있습니다. 문제가 된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vestigational New Drug Application, IND) 심사 과정에서 특혜 여부가 있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헬스 분야의 전문성과 식약처 심사 제도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른바 ‘아니면 말고’ 식의 루머가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현 상황은 김 후보자가 제넨셀이 제출한 IND의 신속 승인을 김강립 전 식약처장에게 요청하면서 청탁 의혹으로까지 번진 상황입니다. IND란, 기업이 개발한 신약 후보 물질을 사람에게 투여하기 이전에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위해 식약처에 승인을 요청하는 필수 절차를 말합니다.
연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문제가 된 IND 심사 제도의 몰이해가 '아니면 말고'식의 루머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사진=뉴시스)
제넨셀이 식약처에 IND를 제출했을 때는 ‘고강도 신속 제품화 촉진 프로그램(이하 고·신속 프로그램)’이 마련돼 적용된 시절이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기간 단축이 초점이 맞춰진 프로그램. 이에 따라 연구개발부터 허가 심사 전 단계에 걸친 ‘코로나19 전담 상담창구’가 개설됐고,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품목에 대해서는 전담 관리자(Project Manager)도 지정됐습니다. 안전성이 입증된 플랫폼으로 개발한 백신의 경우, 독성시험을 면제하는 등 자료 제출 부담도 줄여줬습니다. 별도의 심사팀을 통해 사용 경험이 있는 물질의 경우 7일 이내, 신물질의 경우 15일 이내로 임상 심사 기간도 단축했습니다.
식약처, 제넨셀 특별대우?
제넨셀을 비롯해 여러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심사에 참여했던 전 식약처 인사 A씨는 이번 논란이 벌어지고 나서 제넨설을 떠올릴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 당시에는 매우 많은 품목이 다뤄졌으며, 빠르게 허가가 진행되던 시기”라며 “매주 간부들 앞에서 품목들에 대한 브리핑이 이뤄졌는데 제넨셀이 거론된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별심사팀이 구성됐지만, 심사 실무자 단위에서는 제넨셀이 특별대우를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제넨셀이란 특정 기업에 대한 인지 자체가 어려울 만큼 특별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정부 기구 출신의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 B씨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안전성 이슈 발생 시 식약처가 모든 책임을 지는 시스템인 만큼 식약처는 기본적으로 IND 승인 자체를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안전성과 효과성이 증명되는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되기 전까지 승인을 검토하다 보니 기업으로서는 이른바 ‘백’을 쓰고 싶은 욕망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식약처가 제넨셀에 대해 인도 임상 데이터 부재와 부실한 동물실험을 지적한 것은 유의미하다”며 “치료 물질의 안전성 확보도 없이 뛰어든 것은 치료제 개발보다는 이른바 한탕 치고 빠지려는 게 아니었는지 업계에서는 파다하게 퍼졌던 이야기”라고 귀띔했습니다. 다만, B씨는 “제넨셀에 대한 청탁에 대해 김강립 식약처장이 대응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식약처장 차원에서 청탁을 막아야 했는데 그 내용이 실무자들에게 전달돼 부담을 준 꼴이 됐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에 대해 A씨는 외압 등이 심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구조라고 했습니다. 그는 “IND 심사 전반에 참여하는 임상의들은 계약직 신분으로 이들이 무리한 요구를 수용할 이유가 없다”며 “IND 제도 도입 이후부터는 사실상 외압은 더 어려운 구조로 바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B씨는 “식약처에 대한 과도한 책임주의가 풀어주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및 치료제 허가 및 승인 과정을 신속화했다며 심사 과정의 외압 작용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식약처 관계자는 “임상시험 승인은 관련 규정과 기준에 따라 심사하여 승인하고 있다”며 “제출된 계획은 안전성과 유효성 자료 등을 심사부서에서 독립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제출건에 대해 동일한 절차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IND 심사, 6단계 걸쳐 진행된다
‘의약품 임상시험 계획 승인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IND 심사 절차는 △신청서 접수 △요건(예비)검토 △본심사 △보완 요청 △승인 결정 및 통보 △사후 보고 등 총 6단계로 진행됩니다.
우선 ‘신청서 접수’ 단계에서는 임상시험 의뢰자가 임상시험계획서 등 구비서류를 식약처 임상정책과에 제출하게 됩니다. 그러면 식약처는 접수 자료가 신청 요건을 갖췄는지와 적용 조항과 우선(신속)심사 대상 여부 등을 확인하게 됩니다. 담당 부서가 먼저 확인합니다. 본심사 과정에서는 ‘의약품심사부’나 ‘바이오생약심사부’의 △종양약품과 △순환계약품과 △생물제제과 등 부서의 검토가 시행됩니다. 검토 자료는 △임상시험계획서 △비임상시험자료 △제조·품질 자료 △임상시험자자료집 등입니다.
제출 자료가 미흡하면 심사부가 30일 이내에 보완을 요청하게 됩니다. 보완이 이뤄지지 않으면 신청이 반려될 수도 있습니다. 자료가 적정하다고 판단되면 식약처 임상제도과는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하고, 승인서를 의뢰자에 대한 통보가 이뤄집니다. 승인을 받은 자는 임상시험 개시 후 최초·최종 시험대상자 현황을 선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식약처에 보고해야 합니다. 관찰 종료 현황은 20일 이내 보고해야 합니다. 또 중대한 예상치 못한 약물 이상 반응 등도 보고 사항입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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