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방송사가 드라마·예능 장면을 재편집한 숏폼으로 수익을 낼 경우 출연 배우에게 별도 대가를 지급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소송이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2심은 모두 숏폼 이용이 방송사와 실연자 사이 기존 협약의 '2차 사용' 범위에 포함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사진=뉴시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방실협)는 MBC와 스마트미디어렙(SMR)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항소심까지 패소한 뒤 상고했습니다. SMR은 국내 지상파 및 종합편성 채널 등이 공동출자해 만든 회사로, 각 방송사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유통하는 업체입니다.
방실협은 기존 방송 프로그램을 발췌·재편집해 유튜브 등에서 숏폼으로 제공하고 광고수익을 얻은 것은 실연자의 저작인접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서울고법 민사5-2부(재판장 김대현)는 지난 5월21일 방실협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항소심에선 1심에서 다뤄진 '2차 사용'의 범위에 더해, 방실협이 2심에서 새로 주장한 2차 사용료 규정의 효력 정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됐습니다.
방실협은 방송환경 변화 등을 이유로 기존 2차 사용료 규정의 효력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방실협이 주장한 사정과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016년도 지상파3사 협약 체결 당시 기초가 되었던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준하는 정도의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봤습니다.
숏폼에서 별도 수익이 발생했다는 사정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영상에 시나리오 구성, 영상·음향·자막의 편집 방식 등 다양한 요소가 개입돼 있어 피고들이 얻은 수익을 배우들의 실연만으로 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원고가 받는 2차 사용료 3억6000만원도 영상 이용에 따른 수익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대가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SMR이 별도의 불법행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방실협 주장도 배척됐습니다. 재판부는 SMR이 다른 지상파 방송사와 유사한 형태의 영상물을 제작·게시했다는 주장에 대해 "불법행위의 구체적 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SMR의 역할과 구체적인 침해 내용,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도 특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겁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62부(재판장 이현석)는 지난해 8월 말 1심 판결에서 방실협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협약이 '2차 사용'의 발췌·재편집 대상을 하나의 방송 프로그램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여러 개의 방송 프로그램의 각 일부를 발췌·재편집하였다는 사정만으로 2차 사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협약에 '명시되지 않은 사용 형태는 2차 사용에 포함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있는 점도 근거로 들었습니다.
'2016년도 지상파3사 협약'은 방실협 소속 실연자가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을 재방송·전송·편집 등으로 다시 이용할 때 사용 범위와 보상 기준을 정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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