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예전 같지 않네요." 추석을 앞두고 명절 특수가 사라진 것 같다며 상인들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여파로 추석 대목에도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상인들은 지난해보다 손님이 줄었고, 명절을 앞두고도 물건을 예년처럼 많이 준비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서울 망원시장에 추석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차철우 기자)
21일 찾은 서울 마포구 망원전통시장은 추석을 앞두고 곳곳에서 상인들이 명절맞이 준비로 분주했습니다. 손님들도 차례상과 명절 음식 등을 준비하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은 모습입니다. 과일 가게 곳곳에는 명절 선물용 과일 세트가, 정육점에는 명절용 육류 등이 진열돼 있었습니다.
채소 가게 역시 명절 음식에 들어가는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등 삼색 나물과 각종 채소가 가득했습니다. 전을 파는 곳에서는 파전, 꼬치전, 동태전 등 다양한 전 냄새가 풍겼습니다. 소비자들은 각자 준비한 장바구니와 카트 등을 끌고 다니며 가게 이곳저곳에서 가격을 비교하거나 상인들과 흥정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다만 손님들의 장바구니는 예년보다 가벼운 모습이었습니다. 사람은 붐볐지만, 추석 장보기로 북새통을 이루던 전통시장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서울 망원시장 과일 가게에서 손님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차철우 기자)
27년째 망원전통시장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A씨는 "명절이라는 분위기 자체가 없는 것 같다"며 "지난해까지 이렇게까지 조용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올해는 손님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예전 명절과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는 "그래도 과거에는 1만원에서 2만원 정도 과자를 사 가셨는데 올해는 지갑이 닫힌 모습"이라고 밝혔습니다.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둔화로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면서 명절을 앞둔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도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전통시장의 주요 명절 성수품뿐 아니라 각종 생활물가 부담까지 이어지면서 상인들이 체감하는 명절 특수도 약해진 모습입니다.
망원시장의 한 전통과자 판매점. (사진= 차철우 기자)
"분위기, 명절과 정반대"
정육점을 운영하는 B씨는 "월요일임을 감안해도 올해는 분위기가 조용하다"며 "갈비나 이런 것들이 조금씩 팔리기는 하는데 예년처럼 많이 나갈 것 같다는 느낌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B씨는 "그래서 물건도 일부러 많이 받지 않았다"며 "지난해에는 그래도 명절 특수라는 게 있었는데 올해는 시장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과일집 사장 C씨는 "분위기는 명절의 정반대인 것 같다"며 "명절이라고 해서 물건도 준비해 놨는데 생각보다 잘 안 나가니까 한숨이 나온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월요일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지금 장사가 안 되는 것 같다. 돈이 잘 돌지 않으니까 소비 자체가 줄어든 것 아닌가 싶다"고 토로했습니다.
서울 망원시장에서 손님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차철우 기자)
차례상 주요 품목 가격은 지난해보다 일부 하락했습니다. 대추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14.5% 하락했고, 사과 전국 평균 소매가격도 홍로 기준 지난해 2만6000원대에서 올해 2만원대 초반으로 내렸습니다. 다만 지난해 높은 물가 수준을 고려하면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상인들이 체감하는 소비 회복은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올해 추석 대목이 예년만 못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손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명절을 맞아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는 이른바 '명절 특수'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일부 상인들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막판에 손님이 몰리기를 기대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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