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가담’ 군 지휘부 첫 유죄…여인형 징역 18년
군 지휘부 내란 가담 법원 첫 판단…5명 내란중요임무종사 유죄
이진우 15년·문상호 12년·박안수 10년·곽종근 9년 선고
2026-09-21 17:11:57 2026-09-21 17:24:34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병력을 투입한 군 지휘부에 대해 법원이 내란 가담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계엄 사전 모의부터 실행까지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는 징역 18년이 선고됐습니다. 함께 기소된 군 지휘관 4명에게도 모두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해 11월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석열씨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이현경)는 21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여 전 사령관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습니다. 비상계엄 당시 수방사 병력을 국회에 투입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게는 징역 15년을 선고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과 선관위 직원 체포 등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는 징역 12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에는 징역 10년이 각각 선고됐습니다. 피고인 가운데 유일하게 혐의를 모두 인정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은 징역 9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군 지휘부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리고 군을 정치적 목적으로 동원한 책임이 무겁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헌법은 군이 정치에 개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피고인들은 중립성을 저버리고 특정 세력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군을 사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피고인 가운데 가장 높은 형을 선고받은 여 전 사령관에 대해서는 비상계엄 사전 모의 단계부터 실행 과정까지 깊게 관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여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국가세력 합동체포조’를 편성해 정치인 10여명을 체포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재판부는 정치인 합동체포조와 부정선거 전담수사단 운영 내용 등이 담긴 여 전 사령관의 메모 등을 근거로, 그가 비상계엄 선포 전부터 윤석열씨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계엄을 모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전 사령관은 계엄이 선포되자 수방사 병력의 국회 출동을 지시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재판부는 그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직전 윤씨로부터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고 이를 부대원들에게 그대로 전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박 전 총장은 계엄사령관으로서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경찰에 국회 봉쇄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박 전 총장은 당시 행위가 윗선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육군참모총장으로서 당시 상황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만한 비상사태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었음에도 별도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건의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사전 모의에 가담하고 선관위에 정보사 병력을 투입한 혐의가, 곽 전 사령관은 국회와 민주당 당사, 선관위 과천청사 등에 특전사 병력을 출동시킨 혐의가 각각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선고 직후 내란특검은 “군 지휘부에 있던 피고인들이 윤석열·김용현 등과 장기간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내란을 모의한 사실을 인정한 점에 의미가 있다”면서도 “형량은 예상과 달리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특검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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