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위고비, 시력상실 인과관계 확인 안돼”
국내 발생 건수 없지만 높은 처방률 고려 사전 조치 요구돼
2026-09-23 16:21:17 2026-09-23 16:21:17
[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최근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세마글루티드 제제의 비만치료제 사용 후 비동맥염성 전방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이 발생했다며 제조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누적 처방 건수 270만여건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발단은 2024년 7월 발표된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은 환자에게서 비동맥염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의 위험(Risk of Nonarteritic Anterior Ischemic Optic Neuropathy in Patients Prescribed Semaglutide)’ 연구였습니다. 후향적 코호트 연구로 설계된 논문은 NAION 발생 위험이 세마글루타이드 처방 후 첫 1년 이내에 가장 높게 나타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약물 유발 위험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시간적 연관성(temporal association)"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다만 논문은 관찰연구(observational study)로,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신경안과 클리닉에 내원한 환자 중심의 단일기관 데이터라는 점에서도 데이터 편향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최근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세마글루티드 제제의 비만치료제 사용 후 비동맥염성 전방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이 발생했다며 제조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비만치료제의 모습. (사진=김양균 기자)
 
미국에서 시력상실 인과관계 소송 줄이어
 
연구의 파장은 컸습니다. 이듬해 3월 미국 ‘Weitz & Luxenberg’ 로펌은 오젬픽 복용 이후 양안 NAION이 발생한 여성을 대리해 뉴저지주 법원에 첫 소송을 제기합니다. 4월 ‘Parker Waichman’ 로펌도 뉴저지에서 유사한 소송을 제기했고, 피해 사례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관련 언론보도에 따르면, 메릴랜드주 트럭 운전기사 토드 엔젤은 본인이 실명했음을 증언하며 사안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소송은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위고비·라이벨서스·삭센다 뿐만 아니라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트루리시티·젭바운드로도 확대됐습니다. 소송 규모가 급증하면서 개별 소송에서 집단소송 형태로 전환됐습니다. 9월 기준 제조사-피해자 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소송도 인과관계 입증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소송 쟁점은 인과관계 여부를 비롯해 제조사의 경고 의무 위반, 소비자 보호법 위반 등입니다. 
 
하지만 소송의 배경이 된 앞선 연구와 달리 후속 연구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NAION과의 인과관계는 더욱 미궁에 빠지고 있습니다. 덴마크와 미국 재향군인 등을 상대로 실시한 여러 연구가 위험 증가를 보고한 반면, 정반대의 결과도 나왔습니다. 작년에 발표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세마글루타이드의 비동맥염성 앞허혈시신경병증 위험 감소 효과(Semaglutide Decreases Risk of Non-Arteritic Anterior Ischemic Optic Neuropathy in Type 2 Diabetic Patients)’ 논문이 대표적입니다. 논문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세마글루타이드는 오히려 NAION 위험을 낮추며, 과체중 및 비만 환자에게서는 유의미한 연관이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저자들도 ”NAION 위험이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을 막을 이유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비만치료제의 안전성 이슈가 발생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별도로 확인된 NAION 발생 사례 보고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높은 처방건수를 고려할 때,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참고로 2024년 10월 위고비가 국내 출시됐고, 마운자로는 작년 8월 출시됐습니다. 올해 5월 기준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누적 처방 건수는 각각 122만8867건, 150만1161건 등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을 추진 중입니다.  
 
노보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보된 자료만으로 세마글루티드가 NAION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는 확립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세마글루티드의 의학적 효과와 안전성은 5만2000명 이상의 환자가 참여한 임상시험과 시판 후 안전성 자료를 통해 폭넓게 평가돼 왔다”며 “현재까지 확보된 의학적 근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세마글루티드의 치료상 이점이 잠재적 위험에 비해 여전히 크고 긍정적이다”고 밝혔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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