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5박7일간의 미국·멕시코 순방을 통해 제조업을 넘어 인공지능(AI)부터 글로벌 공급망까지 전방위적인 경제 성과를 도출했습니다. 특히 이번 순방에서 이 대통령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투자 협정을 타결하는 등 멕시코와의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아울러 유엔총회 마지막 날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대미 투자 협상 과정에서 소원해진 한·미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한·멕시코, 17건 'MOU·문건' 체결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셰인바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한국 정상의 멕시코 국빈 방문은 16년 만인데요.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7년간 협상을 이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타결하고 17건의 양해각서(MOU) 및 협력 문건을 체결했습니다.
우선 양국 간 무역협정 체결 필요성을 강조하며 CEPA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는 전면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앞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또 '2026~2030 한·멕시코 공동행동 계획'을 채택했습니다. 양국 간 정례적인 고위급 교류를 촉진하고 양국 외교부 간 차관급 고위 정책협의회를 정례적으로 개최하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멕시코 정부 간 '투자 증진 및 상호보호를 위한 협정' 개정 협상을 7년 만에 타결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양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 무대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멕시코가 2028년 APEC 의장국을 맡는 만큼 APEC AI 이니셔티브 이행을 위한 중간 점검을 추진하고, 2028년 한국과 2029년 멕시코의 G20 의장국 수임을 염두에 두고 양국 간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AI와 디지털 전환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AI 협력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양자 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미투자 진전…한·미 정상회담·후속 협의 주목
이 대통령은 순방 첫 일정지인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에 참석한 뒤 마지막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주요 한·미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우리 측이 먼저 회담을 제안했고, 당일 미국 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깜짝 회동이었습니다.
양국 정상은 약 30분 동안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한·미 조선 협력 등을 논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표했고, 이 대통령의 전작권 환수 필요성 설명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그동안 실무 차원의 협의에 머물렀던 전작권 환수 문제를 한·미 정상이 직접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청와대는 이 같은 깜짝 정상회담의 배경으로 대미 투자 협상 진전을 꼽았습니다. 실제 지난 22일 국회 보고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첫 사업으로 223억달러 규모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는 추가 협의가 필요한 과제로 분류해 보고했습니다.
다만 지속적으로 논의돼 온 한국형 원전 도입 여부와 사업성이 불투명한 알래스카 LNG 사업의 후속 논의 등이 실제 협력으로 얼마나 구체화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앞서 전문가들도 MOU 발표 내용이 얼마나 구체적인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승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노형의 미국 건설이 (대미 투자에) 포함될 경우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하다"면서도 "AP1000(미국형 원전) 프로젝트에서도 설계·조달·시공(EPC) 등 한국 기업의 역할이 어느 수준까지 명문화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꼬집었습니다.
다만 연휴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4시30분 기준 대미 투자 세부 내용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대미투자는 지난 18일 첫 발표가 연기된 이후 지난 22~23일 사이 발표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국회 보고 이후에도 공식 발표가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협상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미국 측의 절차에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대미 투자의 투자처 선정은 양국 협의를 거쳐 미국 대통령이 하게 돼 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 22일) 국회 보고로 국내 절차는 완료됐다"며 "3개 프로젝트 추진 계획 공동발표를 위한 미 측 국내 절차 완료에 다소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조만간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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