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삼현, CB 전환 앞두고 오버행 우려…본업 체력도 '뚝'
전환 임박 CB 유통주식 수 대비 13% 수준
표면이자·만기보장수익률 모두 0%로 전환 요인
본업 부진 속 신사업 기여도 미미…투자부담 지속
2026-10-01 07:20:00 ㅣ 2026-10-01 07:2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29일 17: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삼현(437730)이 자동차 전장부품 중심 사업구조에서 로봇·방산 부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청구권 개시일이 임박하면서 오버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주가가 전환가액을 크게 웃돌면서 투자자들의 주식 전환 유인이 한층 커진 탓이다. 특히 신사업 확대에 따른 대규모 자금조달이 이어지는 사이 본업인 자동차 부품 사업의 영업 체력은 빠르게 저하되고 있다. 신사업이 이 공백을 메울 만큼 빠르게 외형을 키우지 못할 경우 재무구조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사진=삼현)
 
CB 전환청구 임박에 주가 하락 우려…평가손실도 '부담'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현이 지난해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청구권 개시일이 임박하면서 오버행(잠재 매도물량 출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현은 지난해 10월29일 485억원 규모의 제1회차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CB를 발행했다. 기존 자동차 부품사업에서 방산·로봇 부품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데 필요한 신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문제는 전환가액과 현재 주가 사이의 괴리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3만 2672원인데 신사업 확대 기대감에 주가가 이를 크게 웃돌면서 전환 유인이 커졌다. 오는 10월29일부터 전환청구가 가능해지는 만큼 투자자가 CB를 주식으로 바꿔 매도할 경우 충분한 차익을 챙길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29일 종가는 4만 8500원으로 전환가액 3만 2672원보다 48.5% 높은 수준이다.
 
전환 가능한 물량 규모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해당 CB가 전량 주식으로 전환되면 148만 4451주가 새로 시장에 풀리는데 이는 총발행주식수 3170만 7567주의 4.68% 수준이다.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 지분(63.06%)과 자기주식(0.94%)을 제외한 유통주식 약 1141만주 대비로 보면 비중이 약 13%까지 올라간다. 올해 반기보고서상 지난 6월 월간 거래량을 거래일수로 나눠 추산한 일평균 거래량 약 23만주와 비교해도 전환 가능 물량이 이를 6배 넘게 웃돈다. 이에 전환청구권 개시일 이후 대규모 주식 전환과 매도가 이어질 경우 상당 기간 매물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당 CB는 표면이자와 만기보장수익률이 모두 0%인 완전 제로쿠폰 구조여서 전환하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사실상 수익이 없다는 점에서 전환 유인 자체는 구조적으로 강한 편이다. 다만 CB 투자자들이 개시일에 일괄 전환하기보다 주가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전환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단기간 내 물량이 대규모로 쏟아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런 오버행 리스크를 완충할 장치로 발행액의 20% 한도 내에서 회사가 인수인을 상대로 사채를 되살 수 있는 매도청구권(콜옵션)이 조건에 포함돼 있다. 다만 이 매도청구권은 주가 흐름에 따라 손익을 좌우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K-IFRS상 매도청구권은 파생상품자산으로 분류돼 매 분기 공정가치로 재평가하고 그 변동분을 손익에 반영해야 하는데, 주가가 오르면 자산가치가 커지지만 주가가 빠지면 그만큼 평가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주가가 3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올해 상반기 48억원이 파생상품평가손실로 장부에 반영됐다. 실제 현금이 빠져나간 것은 아니지만 영업외비용(금융비용)으로 분류돼 당기순손익에 잡혔고 삼현이 올해 상반기 9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데에도 이 손실이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오는 10월29일부터 CB의 주식 전환이 가능해지는데 현재 주가가 전환가격을 크게 웃돌고 있어 전환 시 오버행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발행 총액의 20% 범위 내에서 콜옵션 행사도 가능하지만 행사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삼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CB 전환청구권 개시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주가 변동 관리 방안을 경영진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본업 체력 저하 속 투자 부담…신사업 성장 '관건'
 
삼현이 CB를 비롯한 대규모 자금조달로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본업 체력이 이보다 더 빠르게 꺾이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줄었고, 영업이익도 -7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 전장부품(모빌리티) 매출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 크다. 주요 고객사 물량이 큰 폭으로 축소되면서 외형이 쪼그라든 것이다. 올해 상반기 주요 고객사인 A사향 매출은 179억원, B사향 매출은 126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6%, 20.1% 감소했고 이로 인해 전체 매출이 크게 축소됐다.
 
고객사 물량 감소는 곧바로 설비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모빌리티 부문 가동률은 2024년 65.5%에서 2025년 53.2%로 1년 새 12.3%포인트 급락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38.5%까지 주저앉았다. 매출은 줄어드는데 고정비는 그대로 나가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방산과 로봇 부품 개발에 투입되는 연구개발(R&D) 비용 부담까지 커졌다. 올해 상반기 R&D 비용은 84억원으로 전년 동기 67억원 대비 25.5% 늘어나면서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가 맞물려 수익성 하방 압력이 거세진 모습이다.
 
 
문제는 본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신사업 확대에 필요한 자금 소요는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로봇 구동부품인 액추에이터 생산을 위해 창원에 신공장을 건설하면서 지난해에만 530억원의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을 집행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74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이 여파로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529억원, 올해 상반기 -108억원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는 신사업의 매출 기여도는 아직 미미하다. 올해 상반기 방산 부문 매출은 53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 그쳤고, 로봇·항공 등 기타 부문 매출은 1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에 불과해 본업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인 수준이다.
 
다행히 유동성 측면에서는 아직 여유가 있다. 올해 상반기 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724억원으로 36억원 규모의 단기성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 포함)을 크게 웃돈다. 다만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빌리티 부문의 실적 저하가 계속되는 가운데 신사업이 이를 대체할 만큼 빠르게 몸집을 키우지 못한다면 재무구조가 한층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신사업 투자로 자금 소요가 발생하고 있는 상태지만 내년부터는 점진적으로 매출 성장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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