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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용현 기자
] LG(003550)헬로비전이 가입자에게 직접 할부 신용을 제공하는 가전 렌탈 사업에서 채권 부실 부담을 키우고 있다
. 할부 판매 구조상 장기 채권이 쌓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 채권보다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이 더 빠르게 늘고 회수를 포기한 채권도 증가했다
. 더욱이 문제는 이 같은 채권 부담을 흡수할 이익 체력이 약해졌다는 점이다
.
LG헬로비전 사옥 전경. (사진=LG헬로비전)
채권보다 빠르게 늘어난 충당금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의 6월 말 손상차손누계액(손실충당금) 차감 전 장기매출채권 총액은 2334억원으로 지난해 말 2240억원보다 4.2% 늘었다. 같은 기간 장기매출채권 충당금은 108억원에서 124억원으로 15.3% 증가했다.
이는 채권보다 충당금 상승율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2024년 말 62억원과 비교하면 충당금 규모도 두 배로 커졌다. 이에 따라 장기매출채권 총액 대비 충당금 비율도 4.8%에서 5.3%로 높아졌다. 채권 규모가 늘어난 것보다 이를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보는 비중이 커졌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 새로 쌓은 충당금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장기매출채권 충당금 전입액은 16억원으로 전년 동기 6억원의 2.7배에 달했다. 반면 매출채권 충당금 전입액은 83억원에서 35억원으로 줄었다. 전체 대손상각비가 줄어든 것은 매출채권 쪽 전입이 감소한 영향이며, 장기매출채권의 충당금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1년 안에 회수할 매출채권도 충당금 비율이 올랐다. 충당금 차감 전 매출채권 총액은 올해 상반기 말 2294억원으로 지난해 말 2403억원보다 줄었지만 충당금은 같은 기간 469억원에서 471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이에 따라 채권 총액 대비 충당금 비율은 19.5%에서 20.5%로 높아졌다.
전체 충당금 규모도 증가세다. 두 채권에 쌓인 충당금 합계는 2024년 말 359억원에서 지난해 말 578억원으로 늘었고, 6월 말에는 595억원을 기록했다. 1년 반 만에 65.5% 증가한 규모다.
이에 더해 회수 불능으로 판단해 장부에서 지운 채권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제각한 매출채권은 33억원으로 전년 동기 26억원보다 7억원 증가했다. 제각은 이미 설정한 충당금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대손상각비가 줄어도 제각액은 늘어날 수 있다. LG헬로비전은 올해 상반기 매출채권 충당금 469억원 가운데 33억원을 제각하고 35억원을 새로 전입해 6월 말 충당금은 471억원이 됐다. 앞서 쌓아둔 충당금이 실제 회수 실패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신용 위험 직접 떠안는 구조에 이익 체력 약화
이 같은 채권 부담은 가전 렌탈·할부 사업의 구조와 맞닿아 있다. LG헬로비전은 케이블TV와 초고속인터넷 등 방송통신 사업과 함께 2015년부터 가입자를 대상으로 가전 렌탈·할부 판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TV 위주로 판매했지만 2018년 하반기 이후 생활가전 전반으로 상품군을 넓히고 유통 경로도 다각화했다.
회사 렌탈몰에 따르면 고객은 신용카드 한도를 차감하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대금을 납부할 수 있다. 일정 기간 이용 후 제품을 반납하는 구독 방식과 달리 분할 납부를 마치면 고객이 제품을 소유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고객에게 분납 편의를 제공하는 대신 LG헬로비전은 대금이 회수될 때까지 신용위험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 가입자와 판매가 늘어나면 매출뿐 아니라 장기간 회수해야 할 채권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채권 증가 자체는 사업 확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 있지만 연체나 회수 실패가 늘어나면 충당금과 대손상각비를 통해 손익에도 부담이 전이된다.
실제 LG헬로비전은 반기보고서에서 렌탈·할부 업계의 성장 요인 가운데 하나로 경기침체에 따른 고객의 분납 수요 증가를 꼽았다. 다만, 경기 둔화가 분납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고객의 상환 여력이 약해질 경우 채권 부실 위험도 커질 수 있는 구조다. 회사는 채권 연령과 과거 대손 경험, 경제·산업 환경 등을 고려해 충당금을 설정하고 있다.
아울러 회사의 이익 체력도 약해졌다. LG헬로비전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전년 동기 176억원보다 5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손상각비도 89억원에서 51억원으로 줄었지만 영업이익 감소 폭이 더 컸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 대비 대손상각비 비중은 50.5%에서 64.1%로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 대손상각비는 반기순이익 41억원보다도 많았다. 대손상각비 자체는 줄었지만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상대적 부담은 오히려 커진 셈이다.
채권 규모 자체도 회사 자산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6월 말 매출채권과 장기매출채권 순액 합계는 4033억원으로 총자산 1조2422억원의 32.4%에 달했다. 상당한 규모의 자산이 아직 현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채 채권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결국 LG헬로비전의 렌탈·할부 사업은 가입자에게 분납 편의를 제공하며 외형을 확대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용위험도 회사가 직접 부담하는 구조다. 장기 채권이 쌓이는 것 자체보다 충당금이 빠르게 늘고 제각액도 증가하면서, 이를 흡수할 영업이익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서 향후 렌탈·할부 사업 확대에 따른 수익성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렌탈사업은 장기할부 기반인 만큼 매출채권과 충당금이 늘어나는 구조이고,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도 있었다"라며 "향후 자체적으로 부담하는 신용위험을 줄일 계획은 없으나 적극적인 채권 회수 활동으로 안정적으로 채권을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현 기자 hiyori08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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