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대책 1년…집값 오르고 전세난까지
서울 아파트값 1년 새 11% 올라…직전 1년보다 1.7배
강남은 오름세 멈추고 성북·서대문·강서 15%대 상승
2026-10-16 17:02:24 ㅣ 2026-10-16 17:03:07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1년, 거래는 줄었지만 서울 아파트값과 전셋값은 모두 올랐습니다. 투기 수요를 억제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정책 취지와 달리 매매시장 상승세가 이어지고 전세난까지 심화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15일 발표한 10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6% 올라 88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최근 52주간 누적 상승률은 11.16%로 직전 52주(6.61%)의 1.7배에 달합니다.
 
상승을 이끄는 지역은 뒤바뀌었습니다. 대책 이전 1년간 12%대 상승률을 기록했던 강남구와 서초구는 최근 1년 각각 1.30%, 3.30%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강남3구는 최근 주간 단위로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절세 매물이 나온 데다 8월 세제 개편안까지 겹친 영향이라는 분석입니다.
 
반면 성북구는 상승률이 2.57%에서 17.25%로 대책 전의 6배를 웃돌며 서울 25개구 가운데 1위에 올랐습니다. 서대문구(15.16%)와 강서구(15.09%)도 15%를 넘겼습니다. 1년 전 12억~13억원대에 거래되던 성북구 '롯데캐슬 클라시아' 전용 59㎡는 지난달 15억9000만원에 팔렸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권은 가격 부담과 대출 규제로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 외곽과 경기 일부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차별화가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거래 지표도 같은 흐름을 보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해제 거래 제외) 대책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 거래는 6만3791건으로 직전 1년(7만4558건)보다 14% 줄었습니다. 그러나 정책대출을 쓸 수 있는 9억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41.6%에서 48.4%로 높아졌습니다. 대출 한도가 4억원으로 묶인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구간 거래는 26.3% 감소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거래 가능한 매물이 줄고 실수요자의 주거 이동까지 제약됐다"며 "거래 위축을 가격 안정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 시내 공인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안내문.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전셋값 상승률 4배로…월세 비중 절반 넘어
 
가장 큰 부작용은 전세시장에서 나타났습니다. 같은 52주 동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0.31% 올라 직전 1년(2.41%)의 4배를 넘었습니다. 성북구(16.21%)와 노원구(15.14%) 등 외곽 지역의 오름폭이 특히 컸습니다. 매매가 상승이 주춤해진 강남·서초구에서도 전셋값 상승폭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부동산원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4100만원으로, 2012년 집계 이후 처음 6억400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대책 시행 직후인 지난해 10월(5억8299만원)보다 5800만원가량 오른 것입니다.
 
실거주 의무가 전세를 낀 매물의 공급을 제약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전세 매물은 1년 새 16.9% 줄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대책 전 1년 44.1%에서 대책 후 1년 49.9%로 높아졌고, 올해 들어서는 50.9%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치솟는 전셋값에 밀린 세입자가 대출 한도 안에서 살 수 있는 외곽 아파트를 사들이고, 다시 외곽 집값을 끌어올리는 이른바 '생존 매수'의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급은 뒤따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도권 주택 착공은 8만6739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1.5% 느는 데 그쳤고, 준공은 8만75가구로 21.6% 줄었습니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예상 물량은 10만5000가구로 최근 10년 평균(18만3000가구)보다 40% 넘게 적습니다.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가구를 착공하고 23만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공급대책도 핵심 부지를 둘러싼 지방자치단체와의 갈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공급이 이뤄지기 전까지 수요 억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그나마 토허제를 했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에 묶어둔 것"이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선을 그었습니다. 이성훈 LH 사장은 추가 대출 규제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시장을 떠받치는 수요가 전세에 밀린 실수요자인 만큼, 대출을 더 조이면 무주택자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수요 억제보다 공급과 임대차 시장 안정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함 랩장은 "입주 물량 감소와 임대 매물 부족, 월세 전환 등으로 전세시장은 매매시장보다 상승 압력이 클 수 있다"며 "매입임대 확대나 비아파트 단기 공급으로 주택 공급 체감을 최대한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송 대표는 "도심 재건축·재개발의 사업성을 높이고 인허가 절차를 단축해야 한다"며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와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세 안정을 위해서는 임대주택 공급과 기존 임대물량의 시장 유통을 함께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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